국민의힘-국민의당 갈등 격화
이재명, 연일 안철수에 연대 손짓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3일 강원 철원군 신철원사거리에서 윤석열 후보에 대한 지지를 주민들에게 호소하고 있다.<연합뉴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3일 강원 철원군 신철원사거리에서 윤석열 후보에 대한 지지를 주민들에게 호소하고 있다.<연합뉴스>
국민의힘·국민의당 양당이 사흘 넘게 야권 단일화 결렬 책임공방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 측이 서로 '맞불 폭로전'을 벌이며 갈등을 빚고 있다.

이 대표는 23일 MBC라디오에 출연해 "국민의당 관계자들이 국민의힘 측 관계자에게 '안 후보를 접게 만들겠다'는 등의 제안을 해온 것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해당 인물을 사실상 '배신자'로 빗대기는 했으나 "지금 굉장히 시끄럽게 떠드는 사람 중 하나"라고만 밝혔다.

이 대표는 국민의당 선거운동원 유세 버스 내 사망 사건 이후 확대된 안 후보를 향한 '조롱 발언' 논란에는 굽히지 않는 태도를 이어갔다. 이에 당내에서는 원희룡 선거대책본부 정책본부장이 "선거를 이기기 위한 것뿐만 아니라 국민통합, 민주당이 180석인 상황에서 국정동력을 이어가기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단일화 불씨 살리기에 나섰다. 윤상현 의원도 이날 SNS로 "지금 필요한 것은 대표님의 조롱이 아닌 조력"이라고 했다.

안 후보 측에서는 즉각 불편한 반응이 나왔다. 홍경희 국민의당 선대위 대변인은 "이 대표는 쓸데없는 안개 화법과 가당치 않은 협박 대신 즉각 해당 인사가 누구인지 밝히기 바란다"며 "만약 밝히지 못한다면, 이는 허위사실 유포에 따른 명예훼손과 정치공작"이라고 주장했다.

또 이태규 국민의당 총괄선대본부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월 초 이 대표와 만난 자리에서 합당 제안을 받았다"며 "취지는 (안 후보가) 빨리 사퇴하고 대선 후 (지방선거에서) 국민의당 의사를 반영할 수 있는 특례조항을 만들어 공천심사에 참여를 보장하겠다는 제안이었다"고 폭로했다.

이 본부장은 "(이 대표가) 2월11일 '열정열차' 도착역인 여수역에서 안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함께 내려서 단일화를 선언하는 빅 이벤트를 준비했다고 하더라"며 "추가적으로 종로 보궐선거에 (안 후보가) 나간다면 공천할 수 있고, 그게 아니라도 지방선거 이후 이길 수 있는 지역에 (출마)하는 게 안 후보의 정치를 위해서 도움이 되지 않겠느냐는 것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자 이 대표는 당일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런 내용이 공개될 가치가 있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고 반응했으나 한결 누그러진 태도를 보였다. 그는 "모 인사가 2월초에 '안 후보 출마 포기와 (윤 후보) 지지선언을 하되 합당을 안 하는 방향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문의를 제게 해왔다"며 "안 후보 의중인지 확실히 몰라 공식적으로 '합당'에 관한 의견을 전하기 위해 이 본부장과 만난 것"이라고 말했다.

또 "윤 후보와는 합당에 관해 상의한 바가 없고 단일화에 관한 내용도 실제로 제 권한 밖"이라며 단독 행동이었음을 시사했다. 이 대표는 그러나 여론조사 경선방식의 단일화는 재차 반대했다. 배신자로 거론된 안 후보 측 인사에 대해서는 "정치적 예의상 공개하지 않는 게 도리일 것 같다"고 말을 아꼈다.

양측이 단일화 결렬 후 감정의 골이 깊어지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통합정부'와 '정치개혁' 코드를 맞춰가며 연일 안 후보 끌어안기에 나서고 있다. 이 후보는 이날 MBC라디오에서 "선거 결과와 관계 없이 통합의 정부를 만들겠다고 공식 발표했다"며 "분열의 정치를 하지 않는 모든 정치세력이 함께 하자"고 말했다. 민주당은 또 지난 22일 비공개 최고위에서 국회의원·기초의원 중·대선거구제, 대선 결선투표제, 대통령 4년 중임제 개헌, 책임총리제, 연동형 비례대표 확대 등을 골자로 하는 정치개혁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안 후보는 울산 기자간담회에서 "대한민국의 미래를 생각한다면 선거 승패와 관계 없이 180석을 가진 여당이 사명감을 갖고 그 일(정치개혁)을 하셔야 되는 거다. 그게 왜 거래대상인가"라며 일단 거리를 뒀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국민의당 선거대책위원회 총괄선대본부장인 이태규(가운데) 의원이 2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이달 초 안철수 대선후보의 사퇴를 조건으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로부터 합당 제안을 받았다'는 내용의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공동취재·연합뉴스>
국민의당 선거대책위원회 총괄선대본부장인 이태규(가운데) 의원이 2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이달 초 안철수 대선후보의 사퇴를 조건으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로부터 합당 제안을 받았다'는 내용의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공동취재·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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