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험생들, 국가배상 소송 일부 승소 재판부 "교사 부주의로 수험생 정신적 고통, 국가가 배상"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시험 종료종을 예정보다 일찍 울리는 바람에 피해를 본 수능 수험생들에게 국가가 배상하라는 판결이 나와 주목된다.
서울중앙지법 민사84단독 김홍도 판사는 24일 수험생과 학부모 등 25명이 국가와 서울시, 방송 담당 교사 A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수험생 9명에게 국가가 1인당 200만원씩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학부모들에 대한 배상 책임에 대해선 직접적 피해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기기 조작 미숙 및 부주의로 종을 빨리 울리게 한 방송 담당 교사 A씨의 과실로 인해 수험생들이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입었을 것"이라며 "공무원인 교사가 직무를 수행하면서 저지른 위법행위에 대해 국가가 배상 책임을 져야 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그러나 "사고로 인해 수험생들이 바라던 대학에 진학하지 못하게 됐다고 볼 객관적인 자료가 없다"며 청구 금액인 800만원에 못 미치는 200만원의 위자료만 인정했다.
재판부는 A씨의 과실 정도가 '고의에 가까운 중과실'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배상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또한 서울시에 대한 청구도 기각했다.
지난 2020년 12월 서울 강서구 덕원여고에선 타종을 맡은 A씨가 방송시간 설정을 하는 과정에서 마우스를 잘못 건드려, 수능 탐구영역 첫 번째 선택과목 시험의 종료종이 약 3분 일찍 울리는 사고가 발생했다.
A씨는 시험 종료종이 잘못 울렸다며 시험시간을 연장하겠다고 공지했고, 감독관들은 걷어간 시험지를 다시 나눠준 후 문제를 풀게 했다.
하지만 학생들은 갑작스러운 상황에 혼란이 빚어져 문제를 풀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시험지를 걷어가고 나눠주는 방식이 시험장마다 달랐고, 추가로 부여된 시간도 제각각이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수험생과 학부모들은 종료종이 일찍 울려 피해를 봤다며 2020년 12월 유은혜 교육부 장관과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 등을 경찰에 고소했고, 지난해 6월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김대성기자 kdsung@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