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규제 못풀면서 "출구 초입"
국무총리 "확진수 두려워 말라"
애매한 정부 입장에 혼란 가중

23일 서울 충정로역 승강장에 코로나19 일일확진자수가 표시되고 있다. 이슬기기자 9904sul@
23일 서울 충정로역 승강장에 코로나19 일일확진자수가 표시되고 있다. 이슬기기자 9904sul@
오미크론 변이가 걷잡을 수 없이 빠른 속도로 전파되면서 이번주 내 하루 확진자가 20만명대에 접어들 전망이다. 특히 일주일만에 확진자가 2배가 되는 '더블링' 현상이 지속될 경우, 당초 정부가 코로나19 최정점으로 예측했던 27만명대를 훌쩍 넘어설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17만1452명을 기록했다. 이날 확진자는 전날 9만9573명 보다 무려 7만1879명이나 는 숫자로, 하루 만에 확진자 수가 1.7배로 폭증했다.

국내 코로나19 확산세는 오미크론 변이가 국내 우세종으로 자리잡은 이후, 확진자가 매주 배로 증가하는 더블링을 이어가고 있다.

실제 신규 확진자 수는 지난달 26일 처음으로 1만 명을 넘어선 이후 1주일만인 이달 2일 2만 명대로 증가했고, 지난 10일에는 5만 명대, 18일 10만 명대에서 이날 17만 명대까지 치솟았다. 이같은 확산세는 당초 당국의 전망치를 크게 앞서는 것이다. 방역당국은 앞서 이달 말 확진자 수가 13만∼17만 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는데, 이미 최고 전망치를 넘어섰다.

전문가들은 오미크론이 가족간 감염 등으로 빠르게 확산됨에 따라, 앞으로 2~3주간 동안 확진자 수가 급격히 불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정부는 오는 3월 중하순 경에 신규 확진자 수가 최대 27만 명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확산세를 보면, 이같은 전망치를 크게 뛰어넘어 30만명대까지 갈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최재욱 고려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2주 뒤 정도가 피크(정점)로, 신규 확진자가 25만∼30만 명 정도 나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

더 큰 문제는 확진자 수가 급증하면서 위중증 환자 및 사망자 수도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달 중순까지만 해도 위중증 환자 수는 200명대, 사망자 수는 20∼30명대였지만, 점차 늘어 이날 0시 기준 중환자 수는 512명으로 불어났고, 99명이 사망했다.

박영준 방대본 역학조사팀장은 이날 백브리핑에서 "위중증률, 치명률이 낮아진다고 해도 확진자 규모가 증가하면 위중증 환자 수는 불가피하게 증가할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당장, 위중증 환자 치료를 위한 의료체계 정비가 시급하다. 정재훈 가천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유행의 정점이 지나고 2주 정도 뒤에 중환자 수가 최대가 될 것"이라며 "숫자상으로는 병상이 확보돼 있다고 하더라도, 실질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지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확산세가 빠른 속도로 전개되고 있지만, 정부는 연일 의료체계가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정점 이후에는 '일상회복' 전환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방역당국은 21일에는 지금의 코로나19 유행상황을 '풍토병(엔데믹) 전환 단계'로, 22일에는 "출구를 찾는 초입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김부겸 국무총리는 23일 중대본 회의에서 "확진자 수만 가지고 두려움이나 공포감을 가질 이유가 전혀 없다"면서 "위중증률과 사망률도 비교적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김 총리는 "장기적으로 이를 더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는 판단이 서면 방역정책도 큰 틀에서 개편할 예정"이라고 일상회복 전환을 예고했다.

전문가들은 확진세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정부가 일반국민에 잘못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정 교수는 "환자 발생이 어느 정도 줄어들어야 엔데믹으로 전환이 가능한 것"이라며 "점차 전환은 되겠지만, 당장 유행을 넘기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밝혔다.

김진수기자 kim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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