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에 군대를 파견하자 미국을 비롯한 유럽연합(EU)·독일·영국·일본 등 주요 서방 국가가 러시아 경제 제재에 돌입했다.

러시아 국책은행인 대외경제은행(VEB) 등 주요 은행의 대외 거래가 막혔고, 독일과 직결되는 가스관인 '노르트 스트림-2'는 가동 직전 승인이 전격 보류됐다.

앞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21일(이하 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의 친러시아 분리주의 세력인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 루간스크인민공화국(LPR)의 독립을 승인하고, 이들 지역에 군 병력을 투입하도록 명령했다. 서방과 러시아의 갈등이 최고조로 치달으면서 외교적 돌파구로 희망을 걸었던 24일 미·러 외교장관 회담은 전격 취소됐다.

미국은 22일 DPR, LPR의 독립을 승인하고 군대를 파병하기로 한 러시아의 결정을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규정하고 경제 제재 방안을 발표했다. 미국 정부는 러시아의 최대 국책은행인 대외경제은행(VEB), 방위산업 지원특수은행인 PSB, 42개 자회사 등을 제재대상에 올려 서방과의 거래를 전면 차단했다. 이들에 대한 해외 자산도 동결키로 했다.

미국은 전날만 해도 러시아의 행보를 침공이라고 선뜻 부르지 못했지만, 하루만에 기류가 강경하게 변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대국민 연설에서 "러시아의 행위는 노골적인 국제법 위반이며, 우크라이나 침공의 시작"이라며 "이번 조치는 1차 제재일 뿐이며, 러시아가 추가 도발을 하면 제재 수위를 높일 수 있다"고 밝혔다.

영국과 유럽연합(EU)도 이날 로시야은행, 프롬스뱌지은행, 크림반도 흑해은행 등 주요 은행과 신흥재벌 등의 역내 자산동결과 거래금지 등 제재 방안을 발표했다.

독일은 러시아와 독일을 잇는 가스관 '노르트 스트림-2' 사업을 전격 중단키로 했다. 러시아에서 발트해를 통과해 독일로 직결되는 이 가스관은 독일이 2012년부터 공들여 추진해 왔으나 완공 후 승인을 앞둔 상태에서 사업이 중단됐다. 독일은 천연가스 공급 차질을 우려해 이 가스관을 제재 대상에 넣는 데 미온적이었으나 결국 러시아 제재를 위해 이를 포기하는 결정을 내렸다.

캐나다도 돈바스 독립 결정에 투표한 러시아 의회 의원과 국영은행 등에 대한 은행 거래를 막겠다고 밝히며 미국과 유럽의 제재 행렬에 동참했다. 일본도 러시아 정부·정부기관이 발행하거나 보증하는 채권의 일본 내 발행과 유통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중국은 이같은 경제 제재에 반대했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제재는 문제를 해결하는 근본적이고 효과적 경로가 아니다"라며 "중국은 어떠한 불법적, 일방적 제재도 반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화와 협상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강민성기자 kms@dt.co.kr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백악관 연설을 통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시작됐다며 러시아를 겨냥한 첫 제재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백악관 연설을 통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시작됐다며 러시아를 겨냥한 첫 제재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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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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