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난해 11월 발표한 '탄소중립 산업·에너지 연구개발(R&D) 전략'에는 산업공정 전반에 걸쳐 탄소 배출량을 감축할 수 있는 핵심기술 개발 로드맵이 담겼다.
국내 산업 중 탄소 배출량이 가장 많은 업종은 철강산업이다. 철강산업에서 나오는 탄소 배출량 중 84.5%가 유연탄 등 코크스를 사용하는 고로·전로방식에서 나온다. 나머지 15.5%는 전기로 방식에서 배출된다. 철강산업의 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서는 기존 고로·전기로 설비를 개선한 연료·원료 대체 및 저감 기술, 수소환원제철 기술 등이 필요한 상황이다. 특히 철강 제선공정의 환원제로 사용되는 석탄을 수소로 대체하는 수소환원제철은 핵심 기술 중 하나로 꼽힌다. 국내 대표 철강 기업인 포스코는 2030년까지 독자 수소환원제철 기술인 하이렉스(HyREX) 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다.
철강업계는 오는 2029년까지 연산 100만톤 수준의 수소환원로 기반 직접환원철 제조공정과 신(新) 전기로 공정을 개발하고 2030년까지 연산 300만톤 수준의 실증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2050년까지 철강생산 현장에 보급을 완료할 예정이다. 2030년부터는 유연탄 사용을 단계적으로 줄이면서 2050년에는 코크스 대체율을 100%까지 끌어 올린다는 목표다.
전기가열 공정기술은 최근 독일의 바스프(BASF)나 미국의 다우케미칼 등 글로벌 기업들도 연구개발에 돌입한 기술이다. 우리나라가 기술개발에 성공하면 공정에서 발생하는 부생가스를 활용하고 에너지 공정 효율화를 통한 산업경쟁력 향상에 따른 산업적 파급효과가 클 것이라는 게 업계의 기대다.
우리나라 수출 주력 업종인 반도체·디스플레이 산업도 저탄소 전환을 추진 중이다. 2018년 기준 반도체·디스플레이 산업의 탄소 배출량은 전체 산업 중 5위와 6위를 차지했다. 연도별로 보면 반도체 부문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매년 증가 추세다.
반도체·디스플레이 제조공정에는 지구온난화지수(GWP)가 높은 가스가 사용된다. GWP는 이산화탄소의 지구온난화 영향이 1일 때 이와 비교한 지구온난화지수를 나타낸다. 반도체·디스플레이 산업이 발전하는 단계에서 공정이 세분화됐고 장비가 늘어난 것이 온실가스 배출량 증가의 원인이다. 정부는 GWP가 낮은 친환경 가스 개발 및 공정 최적화 기술개발을 지원할 계획이다.
반도체·디스플레이 산업은 2030년까지 배출 저감률을 59% 이상으로 높이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현재 1만이 넘는 고 GWP 가스를 1500 이하로 낮추고, GWP 평가·인증 및 테스트베드를 구축한다면 반도체 강국으로서의 입지를 굳히면서 탄소 배출량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은진기자 jineu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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