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카레, 3분짜장 등 '3분 시리즈'로 국내 레토르트 시장을 수십 년간 이끌어 왔던 오뚜기가 최근 냉동 가정간편식(HMR)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저렴한 가격에 적당한 품질의 '가성비'에서 전문점 못지않은 고품질로 트렌드가 변화하는 과정에서 시장 흐름을 따라잡지 못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냉동만두 시장 순위는 47.4%의 CJ제일제당이 차지했다. 전년 45.8%보다 점유율을 1.6%포인트나 끌어올렸다. 2위는 '얄피만두'의 풀무원이, 3위는 '고향만두'의 해태가 각각 10%대 초반 점유율을 기록하며 경쟁을 펼쳤다. 4위는 9%대 점유율의 동원F&B가 자리했다.

오뚜기의 점유율은 4위인 동원F&B에도 한참 못 미치는 3%초반이다. 상위권 업체들보다는 대상 청정원, 롯데푸드 등 냉동만두 후발주자들과 경쟁하는 처지다.

한 업계 관계자는 "냉동 만두 시장에서 오뚜기는 주요 경쟁 브랜드로 보지 않는 편"이라고 말했다.

900억원대 시장인 냉동 볶음밥에서도 약세다. CJ제일제당이 33.5%로 1위를 차지한 가운데 풀무원(13.1%)과 PB브랜드(20.7%) 제품들이 상위권을 차지했고 냉동 볶음밥을 전문으로 제조하는 천일식품이 7.1%로 뒤를 이었다. 오뚜기는 6%대로 5위권이다.

오뚜기가 오랫동안 독점적 지위를 지켜 왔던 냉동피자 시장에도 균열이 일어나고 있다. '노엣지'의 풀무원과 '고메'의 CJ제일제당이 프리미엄 냉동피자 시장을 선도하며 협공에 나섰기 때문이다.

오뚜기는 2018년까지만 해도 냉동피자 시장 점유율 64.4%로 압도적 시장 1위 주자였다. 2019년까지도 56.5%로 50%를 웃돌았다. 하지만 풀무원이 '노엣지 피자'를 선보인 2020년 47.7%로 50% 벽이 깨졌다. 지난해엔 CJ제일제당이 '고메 피자' 라인업을 강화하며 점유율을 17%에서 24.7%까지 끌어올리며 또 한 번 타격을 입어 간신히 40%대(40.1%)를 지켰다.

업계에서는 코로나19로 가정간편식 수요가 증가, 시장이 빠르게 프리미엄화하면서 '가성비'에 특화된 오뚜기가 상대적으로 부진한 성적을 내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오뚜기 역시 잇따라 프리미엄 제품들을 내놓고 있지만 기존의 저가 제품 이미지가 강하게 남아 있어 경쟁 브랜드들의 고급화 공세를 견디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오뚜기는 최근에 프리미엄 HMR 브랜드 오즈키친을 선보이는 등 프레스코 브랜드를 리뉴얼하는 등 고급화 전략을 선보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오랫동안 구축해 온 오뚜기의 '저렴하면서도 맛있는 제품' 이미지가 지금같은 초(超) 프리미엄 시장에서는 약점으로 작용하는 것 같다"며 "시장의 프리미엄화 트렌드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만큼 신규 브랜드들로 돌파구를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아름기자 armijjang@dt.co.kr
오뚜기의 냉동 볶음밥 제품. <오뚜기 제공>
오뚜기의 냉동 볶음밥 제품. <오뚜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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