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전국택배노동조합(택배노조)이 오는 15일부터 전 조합원 상경투쟁을 예고한 가운데 경찰이 자진 퇴거 설득에 나섰다.
최관호 서울경찰청장은 14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CJ대한통운 문제는 노사 간 문제로 이해하고 판단하고 있다"며 "기본적으로 노사 간 대화로 해결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택배노조가 (본사에서) 자진 퇴거할 수 있도록 설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다만 그 과정에서 묵과할 수 없는 폭력행위가 발생하면 사법처리를 통해 엄정하게 대처하겠다"며 "점거가 진행됐을 때 남대문경찰서에서 입건 전 조사가 진행됐고, 사측에서 택배노조를 상대로 고소한 부분도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0일 CJ대한통운 택배노조원 200여명은 사측에 대화를 요구하며 서울 중구 본사를 기습 점거하고 농성을 시작한 바 있다. 현재 조합원들은 본사 내부 1층과 3층을 점거하고 닷새째 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중이다.
택배노조 측은 사측이 택배 요금 인상분 대부분을 챙기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택배노조를 제외 CJ대한통운 사측을 포함해 CJ대한통운노동조합도 택배노조를 비판하고 있는 상황이다.
CJ대한통운노동조합도 이날 입장문을 내고 "지난 10일 전국택배노동조합 2백여명이 CJ대한통운 본사에 불법 침입하여 점거를 시도하는 과정에서 CJ대한통운노동조합 조합원포함 30여명이 집단으로 폭행당하는 일이 발생했다"며 "전국택배노동조합은 집단 폭행으로 인하여 피해를 입은 우리 조합원들에게 사과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또 "CJ대한통운노동조합은 전국택배노동조합에 엄중히 경고한다"며 "이 시간 이후 동일한 사태가 발생할 경우 우리 노동조합은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며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8월 택배노조와 갈등으로 목숨을 끊었던 대리점장의 미망인 역시 이날 사측을 통해 입장문을 전달했다. 그는 "그동안 남편을 죽음으로 몰고 간 노조원들이 경찰 조사는 시간이 없다며 제대로 받지 않으면서도 노조 집회에는 꼬박꼬박 참석하는 모습을 보아 왔다"며 "남편이 피가 거꾸로 쏟는 심정으로 쓴 유서를 남기고 하늘로 간 지 6개월이 지났지만 남편을 죽음으로 몰고간 이들이 언제쯤 법의 심판을 받게 될지는 기약이 없어, 아픔을 씻을 길은 아득할 뿐"이라고 심정을 전했다. 이어 "남편의 죽음에 책임을 지고 사퇴했어야 할 택배노조 집행부는 불법과 폭력을 즉시 중단하고 지금이라도 총사퇴하라"고 덧붙였다.
이러한 가운데 택배노조 측은 사측이 대화에 응하기 전까지 투쟁을 이어갈 방침이라고 밝히면서 갈등은 한동안 더 지속될 전망이다. 택배노조는 오는 15일부터 파업에 참여하는 조합원 전원이 상경해 서울 도심 집회·캠페인·촛불 문화제를 진행하며 무기한 투쟁에 나선다.
이상현기자 ishsy@dt.co.kr
14일 중구 CJ대한통운 본사를 점거 농성 중인 전국택배노조 조합원들이 향후 투쟁계획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