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의가 없고 본질 다 피해 가…이런 사과를 왜 하는지 모르겠다” “문제의 본질 다 피해가고 배씨 갑질 문제로 프레임을 잡고 있어” “혈세를 자기들 생활비로 쓴 부분에 대한 언급 없이 ‘수사나 감사로 받겠다’는 식으로 피해가” “한 마디로 약 올리는 것…‘캐치 미 이프 유 캔’, ‘나 잡아봐라’ 거의 이런 식”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부인 김혜경씨(왼쪽)와 진중권 전 동양대학교 교수. <연합뉴스>
진중권 전 동양대학교 교수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부인 김혜경씨가 자신을 둘러싼 '갑질 의전 논란'에 대해 대국민 사과를 한 것을 두고, "성의가 없고 본질을 다 피해 갔다"면서 "이런 사과를 왜 하는지 모르겠다"고 날카롭게 대립각을 세웠다.
10일 정치권에 따르면, 진중권 전 교수는 전날 오후 방송된 CBS 라디오 '한판 승부'에 출연해 "이걸 사과라고 했나 화가 나더라"며 이같이 밝혔다.
진 전 교수는 "사과한 내용을 보면 (5급 공무원) 배씨와 (7급 공무원인 제보자) A씨 사이의 관계에서 발생한 문제고 나는 A씨를 한 번 봤다. 하지만 그 책임은 내가 지겠다 이런 식"이라며 "문제의 본질을 다 피해가고 배씨 갑질 문제로 프레임을 잡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문제의 핵심은 배씨라는 사람이 사실상 몸종 역할을 한 것"이라며 "국가의 녹을 받는 공무원을 자기 사노비처럼 부린 사건, 그것도 둘씩이나, 5급하고 7급. 이것이 문제의 본질"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국가의 혈세로 고용한 2명의 공복을 사적으로 유용한 사건인데 그 부분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다"며 "또 사실상 혈세를 자기들 생활비로 쓴 것인데 그 부분에 대한 언급 없이 '수사나 감사로 받겠다'는 식으로 피해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 마디로 약 올리는 것, '캐치 미 이프 유 캔(Catch me If you can)' '나 잡아봐라' 거의 이런 식이었다"면서 "제가 볼 때는 빵점, 오히려 마이너스 점수를 줘야 하고 이런 식의 사과는 안 하는 게 낫다"고 김혜경씨의 대국민 사과를 평가절하했다.
바람직한 사과 방향에 대해 진 전 교수는 "잘못을 인정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지방자치단체장들의 관행이 있었는데 그런 관행을 끊어내지 못했다', '2016년에 행정안전부에서 하지 말라고 지침이 내려왔는데도 불구하고 하지 못해 미안하다'" 등의 사과를 해야 한다고 예시를 들기도 했다. 진 전 교수는 "법인카드 사용으로 공금을 유용한 부분들에 대해서는 잘못됐다고 분명히 인정하고 사과를 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함께 출연한 김성회 전 열린민주당 대변인은 "이낙연 민주당 총괄선대위원장도 '진솔하게 인정하고 겸허하게 사과하라'고 했는데 그런 면에서 부족했던 것 같다"며 "이 악재가 발목을 더 이상 잡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그것을 끊어낼 수 있을 만큼의 사과는 아니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앞서 전날 김혜경씨는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나의 부족함으로 생긴 일에 대해 국민 여러분들께 다시 한 번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공직자의 배우자로서 모든 점에 조심해야 하고 공과 사의 구분을 분명히 해야 했는데 제가 많이 부족했다. 국민 여러분들에게, 특히 제보자 당사자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처음 논란이 제기된 지난달 28일 이후 약 12일 만이다.
김씨는 "대선 후보의 배우자로서 많은 분들을 만날 수 있었다. 그 분들에게 작은 희망이라도 드려야 하는데 오히려 근심을 드리게 됐다"며 "제가 져야 할 책임은 마땅히 지겠다. 수사와 감사를 통해 진실이 밝혀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선거 후에라도 제기된 의혹에 대해 성실하게 설명 드리고 끝까지 책임을 질 것"이라며 "모두 제 불찰이고 부족함의 결과다. 앞으로 더 조심하고 더 경계하겠다. 거듭 죄송하다"고 사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