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수씨, 위안부문제 유엔 고문방지위 회부 촉구 국회 결의안 통과 요청차 李대표 만나 "우리 조카도 준석" "결의안 통과시켜드릴 것" 화기애애하다…"여가부 폐지 안 돼"에 반전 李 "입장불변…위안부지원 차질없길 바란 걸로 받아들여"
일제 종군위안부 피해자로 인권운동을 해온 이용수(오른쪽) 할머니가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를 찾아 이준석(왼쪽) 국민의힘 대표와 면담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연합뉴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0일 일제시대 종군 위안부 피해자로서 인권운동을 해온 이용수(94) 할머니를 만난 자리에서 당의 대선 공약인 '여성가족부 폐지'를 놓고 이견을 표출했다.
이용수씨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를 찾아, 국회 차원의 위안부 문제 유엔 고문방지위원회(CAT) 회부 촉구 결의안 통과를 요청하기 위해 이 대표를 만났다. 이 대표는 공개 면담에서 "문재인 정부 들어서 그들이 약속한 여러 가지 외교적 조치나 상황을 지원하기 위한 활동을 문 정부 외교당국에서 진행 못 하고 국회 차원에서 활발한 도움을 드리지 못했다"며 "저희도 이 문제에 있어 할머니들께서 만족할 만한 것을 보여주지 못해 당 대표로서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어 "더 열심히 활동해서 이 할머니의 활동을 적극 지원하겠다"며 "양금희, 하태경 의원이 앞으로 꾸준히 잘 모시고 입법 지원이나 의료적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노력할 거고 100여명의 의원 모두 관심을 갖도록 당 대표로서 지침을 내리도록 하겠다"면서 이씨의 손을 맞잡았다.
이씨는 "여러분이 힘써주시고 바쁜데도 생각을 항상 했다는 게 나타난다"며 "(위안부 문제로) 국제사법재판소까지 가려고 했는데 이 사람들(현 여권)이 자기들이 먼저 가려고 했다. 그런데 지금 와서는 안 하려고 '한 적 없다'고 해서 저는 끝까지 (CAT 회부 촉구로 싸우겠다)"라면서 지원을 당부했다.
이씨는 지난달 25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 분수대를 찾아, 청와대 한 행정관을 만나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에게 위안부 문제의 CAT 회부를 촉구하는 친필 서한 등을 전달했다. 그는 편지에서 "그동안 너무 오래 기다렸다. 어떻게 해주시겠지 하고 기다렸는데 이제는 더 이상 기다릴 수 없어서 이 글을 올린다"며 "절박한 마음으로 부탁드린다. 고문방지협약으로 가는 것을 결정해주시라"고 요청했으나, 청와대 측에서 뚜렷한 답변이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씨는 "대통령이 명하고 외교부가 서신을 띄우고 하면 되는데 왜 이걸 안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며 "그래서 저는 오늘 여기와서 여러분께 알리고 고문방지협약으로 가는데 법안을 통과시켜달라. 간절히 부탁한다"고 했다. 그는 이 대표와 하태경 의원의 손을 연이어 맞잡으며 "의원도 그렇고 젊은 준석 대표도 그렇고, 우리 조카도 이준석"이라며 "오늘 보니까 반갑고 해서 고문방지협약을 하도록 법안 통과시켜달라"고 거듭 말했다.
하 의원은 "날씨 다 풀어지면 저희 당이 할머니를 모시고 유엔고문방지협약회가 있는 스위스 제네바로 가겠다"며 "국회에서도 할머니가 원하는 결의안 바로 통과시키게 하겠다"면서 지지를 표명했다. "제가 국회인권포럼 대표"라고도 했다.
이씨는 "일본은 거짓말하니까 (CAT 회부를) 해야 한다"고 재차 당부했고, 양 의원은 "유엔고문방지협약 회부 촉구 결의안을 대표 발의한 동시에 인신매매 방지 및 피해자 보호 법안을 대표발의했다"며 "힘을 합쳐 할머니의 소원을 풀겠다"고 말했다.
다만 뒤이어 이씨는 "한가지 부탁이 있다"며 "그리고 한 가지 부탁있는데 여성가족부 폐지 그거 하지마세요. 그거 없었으면 우리 죽었다"며 공약 철회를 부탁했다. 이 대표는 직접 화답하는 대신 "그걸 단도리를 제대로 할 수 있는 부처를 저희가 둬서 그거 집어넣도록 하겠다"고 했고, 하 의원도 "위안부 문제는 저희가 확실히…"라고 가세했다. 이 대표와 하 의원은 당내에서 윤석열 대선후보가 '양성평등부(가칭)'와 같은 대체 부처 없는 여가부 폐지를 공약하도록 여론을 주도한 바 있다.
자리에 동석한 이씨 측의 김현정 일본군 위안부 문제 국제사법재판소(ICJ) 회부 추진위원회 대변인은 "(위안부 문제는) 큰 여성 문제의 일부이기 때문에 여성 인권 하나로 봐야 한다"며 "여가부 예산을 두 배로 늘려주면 된다. 그러면 더 많은 사전 준비를 잘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대표는 "그건 대선후보 공약이 나와서, 대선후보가 그렇게 정했다"며 선을 그었다. 이에 김 대변인은 "그건(여가부는) 폐지하면 안 된다"고 했고, 이씨도 "여가부 없으면 저희가 죽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표는 "저희가 위안부 문제에 대해 더 큰 예산과 더 큰 지원을 하겠다"며 "여성과 인권 부처를 강화하려 노력하고 있다. 여가부 형태가 아니라도 강화하겠다"고 거듭 선을 그었다.
이 대표는 이씨와의 면담 후 취재진을 만난 자리에서는 '여가부 폐지 철회' 부탁에 관해 "그 부분은 저희가 공약한 사안이고 세밀한 검토 통해서 한 것이기 때문에 그 입장에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다만 할머니 말씀은 일부 여가부 수장들이 하던 위안부 피해여성에 대한 지원이라든지 차질이 없길 바라는 뜻으로 받아들인다"며 "실제로 위안부 문제 관련해서도 저희가 개편하는 정부조직법 체계하에서는 조금 더 실무적이고 더 강한 협상력을 가진 부처들이 이 일을 맡아 처리하길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외교적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외교부에서도 이 문제를 자신들의 주인인 것처럼 맡아서 처리할 수 있으면 좋겠고 노동과 인권에 대한 저희의 부처 개편 방안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말씀드린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위안부 관련단체(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의기억연대) 시절 위안부 피해자 후원금 횡령 혐의 재판 중인 더불어민주당 출신 윤미향 무소속 의원 제명안이 오는 14일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될 가능성에 대해서는 "저희는 윤 의원에 대해서는 몇년째 매우 줄기차게 강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그 입장을 저희가 바꿀 이유가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