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권 라이프스타일 칼럼니스트
테슬라가 촉발한 전기차 경쟁에 글로벌 자동차 브랜드들이 앞다투어 참전하면서 시장쟁탈전이 점차 치열해지고 있다. 전기차는 기후변화 대책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유지비가 적게 들고 주행 성능이 우수하며 새로운 플랫폼이 될 수 있다는 고유의 경쟁력 덕분에 빠르게 보급될 것으로 예측된다. 반면 정유업계는 아직까지 화석연료 판매 위주로 운영되고 있는 주유소들을 어떻게 혁신시킬까 그 방향성과 내용들을 두고 매우 분주하다.

국내 굴지의 정유회사들은 친환경차 전환의 과도기에 대응하기 위해 수소, 전기, 화석연료를 모두 충전할 수 있는 충전소를 구축하고 있다. 대형마트와 카페 등 새로운 공간에 충전소를 설치하고, 공유차량과 택배차량의 거점으로 활용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라이프 스타일의 중심공간으로 바꿔 나가는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런 현상들은 일본에서도 똑같이 일어나고 있다. 일본 내에서 약 6,400여 주유소를 운영하고 있는 '이데미츠 코산'이라는 대기업에서 이색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 화제다.

일찍이 이 회사는 주유소를 '서비스 스테이션(SS)'이라 명명하고 다양한 서비스들을 시도하고 있다. 최근에는 "이데미츠 코산의 SS에서 제공하는 뇌 MRI 촬영 서비스를 체험해 보지 않겠습니까?"라는 온라인 광고를 게재하면서 세간의 큰 관심을 끌고 있다. 디지털 전문 기업인 '스마트 스캔'이 뇌 MRI 촬영장치를 트레일러에 적재해 전국의 이데미츠 SS를 옮겨 다니면서 예방 의료를 제공하는 일본 내 첫 '모바일 스마트 뇌 MRI 서비스'가 개시된 것이다.

이 서비스를 희망하는 이용자는 우선 회원 등록을 하고 약속된 시간에 예약한 주유소로 직접 방문해 약 15분 정도 뇌를 촬영하면 된다. 이 후 등록한 회원 ID로 로그인하면 자신의 영상을 언제든지 확인할 수 있으며, 며칠 지나면 판독 결과까지 반영된다.

뇌 MRI 촬영은 한국이나 일본이나 마찬가지로 예방차원에서 하게 되면 보험처리가 불가능해 5만엔(약 53만원) 이상의 비싼 의료비를 지불해야 한다. 그 밖의 검사가 추가되면 7만엔(약 75만원) 이상 청구돼 매우 큰 부담이다. 병원 입장에서 보면 수억엔(수십억원)을 투자한 장비인지라 의료 진단 매출을 극대화하고자 하는 의지도 강한 게 당연하다.

그러나 이번에 출시한 스마트 뇌 MRI 서비스는 촬영비용, 전문의들의 판독 및 뇌와 혈관 진단 비용 다 합쳐도 일반 촬영비의 절반 이하인 1만9250엔(약 22만원)인 파격적인 가격으로 제공된다.

이 스마트 스캔은 어떻게 파격적인 가격으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었을까. 그 해답은 이른바 비어있는 시간과 기술을 공유하는 쉐어링 이코노미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X)에 있었다.

전국의 병원, 클리닉에 있는 MRI나 CT장비는 반드시 100% 활용되지 않고 있다. 이들 장비의 비어 있는 시간에 디지털 전송을 통해 원격으로 공유하면 병원의 수익적인 측면에서 도움이 됨은 물론, 영상 데이터 판독을 담당하는 방사선과와 신경외과 전문의들도 업무시간이 아닌 비어 있는 시간을 활용할 수 있다. 읽는 클라우드 워크 구조로 이뤄져 있어 기존 요금의 절반 이하로 제공할 수 있는 것이다.

여기에 주유소 전문 기업인 이데미츠 코산이 합류하면서 이 기발한 사업이 탄생했다. 이데미츠 코산과 스마트 스캔은 스마트 시티를 테마로 한 오픈 이노베이션 이벤트에서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탈산소화로 인해 석유 정제와 유통 매출이 줄어들고 있는 이데미츠 코산의 주유소 혁신정책, MRI장비가 탑재된 대형 트레일러 주차장소와 편리한 고객 동선 등 스마트 스캔사의 니즈가 합이 맞은 것이다.

최근 뇌경색 등의 원인으로 교통사고를 일으키는 뉴스가 자주 눈에 띄고 있다. 이 서비스가 확대되면 트럭이나 버스 운전사들이 미리 뇌질환을 예방함으로써 큰 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을 것이다. 게다가 1차 판독에서 '요정밀 검사'이상의 소견이 나오면 건강보험 적용 스텝으로 진행할 수 있어 다양한 효과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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