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간지 인터뷰서 "후보 단일화 배제할 필요는 없어, 바깥 공개 진행할 일 아냐"
"安도 정권교체 위해 대선 나온 분, 합쳐서 갈 수 있으면 가잔 것"
계산보다 '화학반응' DJP연합 거론도…이준석 "11일되면 단일화 말 안 나올 것" 반발 예상

지난 2월6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당 광주선거대책위원회 필승결의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지난 2월6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당 광주선거대책위원회 필승결의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와의 야권후보 단일화를 재촉하는 당내 목소리가 이어지자 일부 선을 그으면서도, 완전히 배제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단일화 추진 결정권이 자신과 안 후보에게만 있다며, '지지율을 산술적으로 계산할 문제가 아니다'는 입장도 밝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대조를 이뤘다.

7일 공개된 한국일보와 인터뷰에서 윤 후보는 "후보 단일화 언급 자체가 안 후보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라면서도 "(단일화 논의를) 배제할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 특히 "단일화를 한다면, 바깥에 공개하고 진행할 게 아니라 안 후보와 나 사이에서 전격적으로 결정할 사안"이라며 "보수진영에선 내가 단일화에 대한 절박함이 없다고 하고 여권은 단일화를 부추기는 척하지만, 내가 판단할 문제"라고 말했다.

이처럼 후보의 결정권을 강조한 윤 후보는 정권교체에 뜻을 같이 하는 사람은 모두 힘을 합쳐야 한다는 지론을 재확인했다. 그는 "안 후보는 정권교체를 위해 대선에 나온 분이라는 점에서 저와 방향이 같다. 합쳐서 갈 수 있으면 가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단일화 성사 시 일부 지지층 이탈이 일어날 수 있다는 관측에는 "단일화는 지지율을 수학적, 산술적으로 계산할 문제가 아니다"라며 "단일화를 어떤 모습으로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화학적 반응'이 일어나는 것"이라고 했다.

화학적 결합의 사례로 그는 1997년 대선 'DJP 연합'을 거론하며 "권위주의 정부가 DJ(김대중 전 대통령)에 씌운 '용공(容共)' 이미지가 JP(김종필 전 자유민주연합 총재)와 손잡음으로써 (DJ의 용공 이미지가) 완전히 씻겼다"고도 했다.

이에 따라 여론조사 경선에 의한 단일화가 아닌 협상에 의한 단일화에 방점을 두는 것으로 읽힌다. 전날(6일) 원희룡 선대본 정책본부장이 "때가 됐다"며 언급한, 대선후보 등록 마감(이달 14일) 전 '쉬운 단일화'와 맞닿은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윤 후보는 전날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당 광주선거대책위원회 필승 결의대회 후 만난 취재진에게 "단일화에 대해서는 기본적으로 저와 선대본에서 다룰 문제"라고 했지만, 한국일보 인터뷰에서 '안 후보와 나 사이에서 전격적으로 결정할 사안'이라고 한층 전향적인 뉘앙스로 말한 격이 됐다.

윤 후보는 또 핵심 공약인 '디지털 플랫폼 정부' 실현에 안 후보의 역할론을 거론했다는 설에는 완강하게 부인하는 대신 "각자 해석할 수는 있는데, 그런 식으로 제가 (안 후보에게) 무슨 자리를 제안한 적은 없다"고 했다. 부총리급으로 기업·행정·정치를 경험한 인물에게 맡기고 싶다는 이야기를 했을 뿐이라는 것이나, 여지를 둔 것으로 풀이된다.

윤 후보가 단일화에 전향적인 입장을 밝히면서, 시너지 효과가 가장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대선 후보 등록일(13~14일) 전 단일화가 성사될지 관심이 쏠린다. 전날 안 후보도 MBN 인터뷰에서 "(대선 레이스) 완주가 목표가 아니라 당선이 목표"라면서 공동정부론에 대해서는 "지금 현재로선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여운을 남겼다. '완주한다는 말인가'라는 물음에도 "완주가 목표가 아니라 당선이 목표"라고 답했다.

안 후보는 또 당일 기자들을 만나 "국민의힘 내에서도 서로 의견이 달라서 서로 싸우는데 무슨 말을 하겠나"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에서 원 정책본부장의 단일화 필요성 공개 제기에 권영세 중앙선대본부장이 "선대본은 후보 단일화에 대해 거론한 적 없고 향후 계획을 논의한 바도 없다"는 입장문으로 반박한 것을 지적한 셈이다.

이 대표도 같은 날 인천 서구갑 당협 필승결의대회 행사에서 "2등·3등 후보가 1등 한 번 이겨보겠다고 하는 게 단일화"라며 "그 언어를 꺼내 드는 순간 우리는 패배자의 언어에 들어간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번 주 금요일(11일)이 되면 단일화란 말이 더이상 안 나올 것"이라며 "금요일이 되면 우리 당원들이 (여론조사)결과를 알게 될 텐데. 제 말이 틀린지 아닌지 보라"고 장담했다. 주말까지 여론조사상 단일화 무용론이 제기될 만큼의 윤 후보 지지율 상승이 있을 경우, 단일화 철회론의 근거로 삼을 것으로 보인다.

자신이 단일화 거부감을 계속 드러내 온 것에 관해 이 대표는 "제가 안 후보에 대해 사감이 있어서 단일화를 안한다고 하는 건 정치를 가볍게 보는 사람들 이야기"라며 "안 후보에 사감 없다"라고 했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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