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양자 토론이 무산되고,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합류한 4자 대결로 첫 TV토론회가 열리기 때문에 아군과 적군을 구분하기 힘든 혼전 양상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대선후보 4인방은 3일 오후 8시부터 10시까지 생방송으로 2시간동안 TV토론에서 맞붙는다. KBS·MBC·SBS 방송사 3사 합동으로 생중계되고, 진행은 정관용 국민대 특임교수가 맡는다.
토론은 '부동산'과 '외교·안보'를 주제로 각각 총 20분씩 진행된다. 주제토론에서는 후보 1인당 질문과 답변을 합쳐 5분만 발언할 수 있다.
주도권 토론은 자유 주제와 '일자리·성장'을 주제로 후보별로 7분씩 총 28분 진행된다. 주도권을 가진 후보가 최소 2명의 상대 후보에게 질문하는 방식이라 실질적 진검승부는 주도권 토론이 될 전망이다.
대선이 불과 한 달여 밖에 남지 않은 상황이라 첫 TV토론회가 민심의 최대 변곡점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특히 후보들이 줄곧 토론회를 두고 신경전을 벌여왔기 때문에 토론회에 대한 기대치도 상당히 높아져 있다. 이 후보와 윤 후보가 지지율에서 박빙 승부를 펼치고 있기 때문에 토론회에서 누가 승기를 잡게 될지도 관심사다.
상승세가 꺾인 안 후보나 지지율 바닥권을 헤매고 있는 심 후보 역시 토론회를 최대 기회로 보고 있다. 이 때문에 4자 대결을 앞둔 후보들도 저마다 토론에 사활을 걸고 준비에 매진하고 있다.
이 후보는 4자 토론회 하루 전인 2일 김동연 새로운물결 대선후보와의 양자 토론회로 사전점검을 할 기회를 가졌다. 그 외에 별도 일정 없이 토론회 준비에 집중했다. 이 후보는 '토론의 강자'라고 자신할 정도로 토론회에서 승부를 보겠다는 각오다. 이 후보가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의혹이나 욕설 파문, 부인 김혜경씨 황제의전 논란 등에서 어떻게 돌파구를 마련할지가 관건이다.
윤 후보는 '화술'에서 이 후보에게 불리하다는 선입견을 깰 수 있도록 '제대로 한판 붙겠다'는 계획이다.
윤 후보가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분야는 '안보'다. 최근 '선제타격'부터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 방어체계) 추가 배치까지 이슈를 선점했다는 이점도 있다. 수사 대상에 올라 있는 여권인사 고발사주 의혹이나 부산저축은행 부실수사 의혹, 부인 김건희씨와 장모 논란 등이 아킬레스건으로 꼽힌다.
안 후보는 토론회에서 지지율 내림세를 만회하려고 절치부심하고 있다. 특히 지난 18대 TV토론회에서 '제가 MB 아바타입니까' 발언으로 역효과를 내고 점수를 크게 잃었던 경험이 있기 때문에 안 후보는 설욕의 기회로 삼고 있다. 심 후보는 양강 후보 검증을 앞세워 진보진영의 존재감을 부각하고 지지율 반등을 이뤄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전문가들은 토론회에서 'MB 아바타'와 같은 실패한 전략이나 실언, 실수가 최대 변수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토론회가 표심의 대이동을 만들어내기보다는 지지층을 강화하는 효과가 큰 만큼, 변수가 없다면 누가 토론의 주도권을 쥘 것인지에 따라 승패가 갈릴 것이라는 의견이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가장 중요한 관전 포인트는 과연 어느 후보가 실수를 할 것이냐 하는 점"이라면서 "후보의 준비성과 정책적 깊이, 순발력, 역량 등을 두루 판단할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토론 과정에서 나온 이야기들은 실시간 전파력이 클 뿐 아니라, 며칠 동안 회자되면서 확대 재생산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토론회에서 잘했다는 평가를 받은 후보는 강한 지지층을 형성할 수 있다"며 "만약 실언이나 실수가 있다면 그것을 계기로 평가가 반전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