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에서 더불어민주당 지지세가 심상치 않다. 호남에서의 절대적인 지지를 기반 삼아 경상도에서 30~40%의 표를 확보하던 민주당의 필승공식이 더이상 작동하지 않는 모습이다. '수도권 후보'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등판과 586 용퇴론 등 소위 5·18 세대가 저무는 현상 등이 맞물린 것이 원인으로 해석된다.

이 후보는 27일 광주를 방문한 자리에서 "박정희 정권이 자기 통치 구조를 안전하게 만든다고 경상도에 집중 투자하고 전라도를 소외시켰다"고 말했다. 2022년 대선에 40년도 더 지난 박정희 전 대통령을 언급한 것이다. 매 선거마다 압도적인 지지를 보내주며 진보진영의 든든한 안방이 됐던 호남에서의 지지율이 기대에 못 미치자 결국 검증된 프레임인 '호남 소외론'이 다시 나온 것이다.

하지만 이 후보는 광주 서구 아파트 붕괴사고 현장 등에서도 환영받지는 못했다. 이 후보 스스로도 "저희가 좀 무심했는데 안타까운 마음을 전달하기 위해 (왔다)"고 말했다. 전날 송영길 민주당 대표가 방문했을 당시에도 유족들은 국민의힘보다 늦게 왔다며 냉담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진보진영은 보수진영을 이기기 위해 영남 후보를 선출해 영남권의 30%~40% 표를 가져오면, 호남에서 80~90%의 압도적인 표를 보내 호응하는 방식으로 선거를 치러왔다.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이 모두 영남 출신이지만 호남에서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하지만 이 후보는 유독 호남에서 압도적인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다. 이 후보도 이를 의식한 듯 광주에 호남 기반 정치인인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와 동행했고, 발언에서도 "다른 전 민주당 (대선) 후보들의 경우 거의 대동소이하게 (호남) 득표율은 80~90%대였던 것"이라며 "지지율을 얘기하면 참 무의미하다. 3월 9일 최종적인 국민의 의사결정이 가장 중요한 게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종국에 다다르면 국민의힘 후보의 당선을 막기 위해 투표해주지 않겠냐는 기대감을 내비친 것이다.

정치권에서는 이 후보가 비록 경북 안동 출생이기는 하지만 지역 기반이 영남권이 아닌 수도권 후보라는 점과 함께 '도덕적이고 청렴한 후보에게 투표해왔다'는 호남 사람의 민심을 관통하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 후보는 형 등 가족 문제, 대장동 의혹 등으로 인해 의혹 없는 도덕적인 청렴한 후보라는 인상을 주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소위 5·18 세대가 은퇴하고 586 용퇴론이 불거지는 등 시대 변화도 한몫하는 것으로 보인다. 과거 지역 정치의 대표격이었던 DJ계와 YS계의 색이 희미해진 것처럼 정치를 바라보는 세대도 달라졌다는 이야기다.

이런 흐름에 따라 오랜 지역 구도가 완화되는 대선이 될지 주목된다. 특히 윤 후보도 본인은 서울, 부친이 충청권인 지역색이 옅은 후보인 만큼 이번 대선이 가장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이 경우 지역색이 사라지면서 세대 담론이나 젠더갈등이 수면위로 부상할 수 있어 여전히 지역 구도가 되살아날 불씨는 남아있다는 분석도 뒤따른다.임재섭기자 yjs@dt.co.kr

27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광주시 동구 충장로를 방문, 즉석연설을 마친 뒤 시민들과 함께 '임을 위한 행진곡'을 합창하고 있다. 연합뉴스.
27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광주시 동구 충장로를 방문, 즉석연설을 마친 뒤 시민들과 함께 '임을 위한 행진곡'을 합창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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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재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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