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승배 블루카멜 대표
지난해 6월 이 지면의 '초고령사회, 디지털 격차 어떻게 풀건가'라는 기고에서 시니어를 디지털 세상의 한 주체로 만들 수 있는 서비스의 탄생에 대해 이야기했다. 6개월이 지난 지금 국내 시니어 시장은 조금 느리지만 분명히 확장하고 있다. 지금까지 국내 시니어 시장은 간병인 매칭과 요양 시설 추천 등이 이루어지는 '요양 산업'의 틀에 갇혀 있었다.

실제로 시니어 시장에 진입한 스타트업과 투자금 또한 요양 산업에 집중됐다. 국내 최대 규모의 오프라인 방문 요양센터를 운영하는 케어테크 기업 '아리아케어', 200억원 이상의 누적 투자 유치를 기록한 간병인 중개 플랫폼 '케어네이션', 소프트뱅크벤처스로부터 투자를 유치해 큰 화제가 됐던 '한국시니어연구소' 등의 존재가 이를 반증한다.

시니어 산업 종사자로서 요양 산업이 발전하고, 해당 분야에 활발한 투자가 이루어지는 것에 대해 반론을 제기할 수는 없다. 또, 현재 국내 시장에서 요양 산업만큼 확실한 수요가 존재하는 것이 없고 투자금 이상의 이익을 희망하는 투자자의 심리 또한 무시할 수 없다. 요양 산업에 내재된 시장성을 뛰어넘는 무엇인가를 보여주지 못하는 다른 시니어 산업 종사자들의 시장 개척 미비 또한 문제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모든 시니어가 간병인이 필요할 정도로 전문 요양시설에 입소할 정도로 병들거나 아프지는 않다. 작은 잔병치레를 할지언정 아직은 혈기왕성한 마음으로 인생 2막을 준비하며 디지털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새로운 취미를 찾기 위해, 일자리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 중인 시니어 또한 많다. 이에 이번 글에서는 요양 산업을 제외한 타 시니어 산업 종사자들의 부상을 통한 국내 시니어 시장의 확장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 한다.

먼저 가구 이동 및 조립, 가전 제품 설치, 민원 업무 동행, 전자 제품 사용법 안내 등 시니어가 생활 속에서 자주 겪는 어려움을 오프라인에서 해결해주는 로쉬코리아의 '시소 서비스'가 있다. 이와 더불어 로쉬코리아는 드로잉, 라탄 공예, 와이어아트 등 다양한 문화 강의를 통해 시니어로 하여금 새로운 문화를 접하고 젊은 세대와의 교류를 장려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또 시니어 세대의 지혜를 활용할 수 있는 일자리를 찾아주고 그들의 경험 자산을 토대로 새로운 콘텐츠를 창조해 이를 필요로 하는 수요처와 연계할 수 있는 라이프스타일 공유 플랫폼을 목표하는 '세컨드 투모로우'가 있다.

마지막으로, 비응급 환자를 위한 오프라인 서비스인 병원 동행 서비스가 있다. 2016년 국내 최초로 서비스를 개발하고 최대 규모의 온라인 매칭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는 위드메이트의 등장 이후 그 필요성을 인정받아 병원 동행 서비스는 약 5년 만에 서울시 1인 가구 안심 종합 정책의 일환으로 추진되고 있다. 서울시 병원 동행 서비스 사용자의 84%가 50대 이상의 시니어일 정도로 해당 정책은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해당 정책으로 인한 반사 효과로 위드메이트 또한 급성장을 하고 있다.

앞서 세 가지 예시를 들었으나 이를 제외하고도 수많은 분야에서 시니어를 위한 서비스가 속속 출시되고 있다. 최근의 흐름을 들여다보면 필자가 주장한 오프라인(면대면)을 기반으로 하는 서비스를 교두보 삼아 시니어의 행동 패턴을 분석하는 것이 필요하다라는 가설이 조만간 검증될 것으로 보인다.

시니어의 실생활과 취미에 대한 데이터, 인생 경험치에서 나오는 경험 자산을 토대로 한 데이터, 통원 치료를 진행하며 기록되는 건강 데이터 등 오프라인 서비스를 통해 수집될 수 있는 데이터는 무궁무진하다. 이렇게 축적된 오프라인 데이터가 한데 모이는 순간, 필자가 이야기한 대로 사회적 의미의 시니어라는 단어를 없애고, 그들 또한 디지털 세상의 한 주체로 만들어 줄 수 있는 혁신적인 서비스가 탄생할 것이다. 언급했듯이 국내 시니어 시장은 분명히 확장하고 있고, 요양산업만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이 입증되고 있다. 변화는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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