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새해 추경 규모를 크게 늘려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빚내서 추경을 하는 판국에 더 퍼주자고 하는 것이다. 앞서 정부는 지난 21일 국무회의에서 14조원 규모의 추경안을 의결했다. 의결 직후 더불어민주당은 35조원의 추경 증액 방안을 제시했다. 한술 더 떠 국민의힘은 45~50조원을 거론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안 대비 2~3배 규모의 천문학적 숫자다. 24일 추경안이 국회로 넘어오면서 본격적인 증액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양측 모두 현실적인 재원조달 방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민주당의 재원 조달 방법은 차기 정부의 지출 조정과 초과 세수분 활용이다. 국민의힘은 2022년 본예산 608조원에 대한 세출 구조조정을 통해 추경 증액이 가능하다고 한다. 이런 규모로 지원하기 위해선 추가 적자국채 발행은 불가피하다. 중요한 재원 대책을 차기정부 몫으로 미루는 모양새다.

여야의 증액 요구가 현실화하면 금리, 물가에 미치는 악영향은 더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시장 소화여력을 벗어나는 국채가 발행되면 채권시장에 불안정한 신호를 주어 대출금리까지 끌어올릴 것이다. 금리가 오르면 대출이 많은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은 이전보다 더 많은 대출이자를 내야 한다. 또한 과도한 재정지출은 물가 상승을 부채질할 공산이 크다. 코로나19 피해 극복을 위한다는 추경이 오히려 민생을 악화시키고 소비·투자를 위축시키는 꼴이다. 대선을 앞두고 수단 방법 가리지 않고 돈 뿌리는 '표퓰리즘'에만 몰두한다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다. 이렇게 정치권이 '퍼주기 경쟁'을 펼치는 동안 국가채무는 올해 사상처음으로 1000조원을 넘길 전망이다. 선거가 나라 말아먹는다는 말이 실감이 난다.

여야 모두 나라곳간 사정은 안중에도 없는 듯하다. 여당이 베팅을 하면 야당은 "받고 더블"을 외친다. 마치 '묻지마 도박판'을 보는 것 같다. 나랏빚을 판돈 삼아 '머니게임'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결국 누가 이기든 미래세대만 고통받는다. 대책 없이 재정을 쏟아부어 나랏빚 늘리는 악순환은 청년의 미래를 착취할 뿐이다. 표심을 사기 위해 수십조원의 헛돈을 쓰지말고, 그 돈을 성장동력을 다시 살리고 일자리를 만드는 쪽에 투입하는 방안을 찾는 게 우선이다. 추경 증액경쟁에 제동이 걸려야 한다. 기재부는 정치권 요구를 단호히 거부해야 하고, 국회는 심의과정에서 과도한 증액을 자제하는 합리적 판단력을 보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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