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11.3조 상당 국채 발행 예정 국가채무비율 50.1%로 다시 증가 3년 만기 국고채 금리 2.132%로 물가 급등인한 인플레 우려 고조
사상 첫 '1월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으로 나라 곳간이 비어가는데도 여야는 대선 앞 '돈풀기 경쟁'을 벌이고 있다. 대부분 적자국채로 충당해야 하는 이번 추경 규모가 더 늘어나면 이미 3% 후반대로 오른 소비자물가를 더욱 밀어 올릴 가능성이 높아진다. 한국은행이 물가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등 통화정책 효과도 반감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3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14조원 규모의 추경안을 편성하기 위해 11조3000억원 상당의 국채를 추가로 발행할 예정이다. 적자국채 발행이 늘면서 나라 재정 상황도 악화할 전망이다. 국가채무와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올해 본예산 기준 1064조4000억원, 50.0%에서 이번 추경 기준 각각 1075조7000억원, 50.1%로 증가하게 된다.
채권시장도 요동쳤다. 대규모 국채발행이 예고되면서 지난 13일 1.935%였던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정부 추경안이 발표된 21일 기준 2.132%까지 치솟았다. 지난해 말(연 1.798%)과 비교해 0.334%포인트나 상승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미국의 긴축 정책 등과 추경이 맞물리면서 국채금리를 끌어올렸다는 분석이다.
소상공인에게 방역지원금 300만원을 지급하는 등 이번 추경으로 현금성 지원이 대거 이뤄지면서 물가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상반기 내내 3%대 중반 이상의 고물가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정부가 물가 상승률을 억제하기 위해 전기요금 등 공공요금을 동결하고 비축물량 공급을 늘리는 정책을 펴면서도 추경으로 돈을 푸는 것은 '엇박자' 행보라는 지적이 나온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지난 21일 추경 관련 브리핑에서 "추경 규모가 더 늘면 유동성으로 작용해 물가에 대한 우려도 갖지 않을 수 없다"라고 말했다.
한국은행도 최근 발간한 '우리나라와 미국의 주요 물가 동인 점검' 보고서에서 "확장적 재정정책으로 불어난 유동성이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대선을 앞둔 여야 정치권은 '쩐의 전쟁'을 부추기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정부가 제시한 추경 규모를 늘려야 한다는 공감대를 갖고 있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는 최대 35조원으로 추경 규모를 늘려야 한다는 입장이고,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측은 45~50조원으로 맞대응하면서 추경 판 키우기에 나섰다.
민주당은 오는 25일부터 30일동안 2월 임시국회를 열어 달라는 임시국회 소집요구서를 박병석 국회의장에게 제출했다. 여야는 임시국회 일정 조율부터 추경 재원 조달 방안까지 사사건건 충돌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대선 전 추경 심사를 마무리해야 한다는 입장이나 국민의힘은 대선 이후 추경 집행을 염두에 두고 있다. 재원 부분도 민주당은 세출 구조조정뿐 아니라 초과 세수와 국채발행까지 열어두고 고민하고 있으나 국민의힘은 국채발행보다 예산삭감을 우선하고 있어 상당한 힘겨루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