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류 발급을 위해 타고 갔던 휠체어.    [연합뉴스]
서류 발급을 위해 타고 갔던 휠체어. [연합뉴스]
백선영(가명)씨는 치매를 앓고 있는 93세 국가유공자 부친을 집에서 모시고 있는데요. 지난달 국방부 국군재정관리단으로부터 황당한 등기 우편 한 통을 받았습니다. 이는 '군인연금법' 제54조(서류의 제출 요구권)에 따라 이번달 28일까지 신상 신고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연금 지급을 중단한다는 내용이었죠.



신상 신고서 제출 안하면 연금 지급 중단 통보

코로나로 직원 확인방문 대신 증빙서류 제출 요구




백선영씨는 부친이 노인 장기요양 4등급 판정을 받아 거동이 불편한 치매 환자였지만 반드시 본인이 발급받아야 하는 인감 증명서를 증빙서류로 첨부해야만 했습니다. 이에 백씨는 건강 문제로 서류 발급이 어렵다고 국군재정관리단에 전했으나 "휠체어를 타고 다녀오시라"는 답변을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국가유공자 훈장.   [연합뉴스]
국가유공자 훈장. [연합뉴스]
백선영씨는 "자랑스러운 퇴역군인인 아버지가 연금을 받으시려면 이제 1년에 한 번씩 이렇게 서류를 떼야 한다"며 "꼭 국가 유공자가 아니더라도 구태여 치매 노인에게 살아있음을 직접 증명하라고 요구하는 것 자체가 국가가 국민에 끼치는 민폐"라고 분통을 터뜨렸죠.



치매 노인에 살아있음 직접 증명 요구 민폐 지적에

국방부 관계자 "국가유공자님께 불편 초래 유감"




국방부 관계자는 "최근 2년 이내 의료기록이 없는 인원을 기준으로 서류제출 대상자를 선정한 것"이라며 "유선 상담만으로 국가 유공자님의 상황을 정확히 파악할 수 없어 이를 정당한 사유로 인정하기 어려웠다"고 해명했죠. 이 관계자는 "국가 유공자님께 불편을 초래한 것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면서 "거동 불편 등 사유로 서류 제출이 불가능한 경우 다른 확인 방안이 있는지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노희근기자 hkr1224@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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