洪, 전날 尹과 만찬서 비공개로 서울 종로 최재형-대구 중남 이진훈 공천 요구
사실 확인하며 "국정운영 능력에 국민 불안해하니까 그런 사람들 나서야"
선대본 권영세 등 비판에 "후보와 얘기를 내부 정리도 않고…분열 씨앗, 방자하다"

국민의힘 제20대 대선 경선 후보였던 홍준표(왼쪽 사진) 의원과 권영세(오른쪽) 현 중앙선거대책본부장. <홍준표 의원 페이스북, 국민의힘 홈페이지 사진 갈무리>
국민의힘 제20대 대선 경선 후보였던 홍준표(왼쪽 사진) 의원과 권영세(오른쪽) 현 중앙선거대책본부장. <홍준표 의원 페이스북, 국민의힘 홈페이지 사진 갈무리>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은 20일 자신이 윤석열 당 대선후보와의 회동에서 서울 종로구와 대구 중·남구 국회의원 보궐선거 전략공천을 요청한 사실을 확인하면서, 당내 비판에 "방자하기 이를 데 없다"고 맞받았다.

홍 의원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내 자신의 사무실 앞에서 취재진으로부터 '윤 후보와 전략공천 관련 이견이 있었나'라는 질문을 받고 잠시 침묵했다가 "국민이 불안해하니까"라며 사실상 공천 요구 사실을 인정했다. 그는 "종로에 최재형(전 감사원장) 같은 사람을 공천하게 되면, 깨끗한 사람이고 행정 능력이 뛰어난 사람이(니까), 국정 능력을 보완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홍 의원은 전날(19일) 윤 후보와의 만찬 회동에서 선거대책본부 상임고문직을 맡아달라는 요청을 수락하는 전제조건으로 윤 후보에게 '국정 운영 능력 담보 조치', '처가 비리 엄단 대국민 선언' 등 2가지를 제시했다고 자신의 지지층과의 소통 플랫폼인 '청년의꿈'에 글을 올려 밝힌 바 있다.

그러나 홍 의원이 윤 후보에게 3·9 대선과 함께 치르게 될 국회의원 보궐선거 지역구 5곳 중 서울 종로구에 최재형 전 감사원장, 대구 중·남구에 이진훈 전 대구 수성구청장 전략공천을 요구한 것으로 이날 뒤늦게 알려지면서, 대선과 보선을 동시에 앞두고 공천 문제가 뇌관으로 급부상했다.

최 전 감사원장은 대선 경선 과정에서 2차 컷오프된 뒤 홍 의원의 본경선 캠프에 합류했던 인물이고, 이 전 구청장은 홍 의원의 측근으로서 일찍이 예비후보 경선 캠프 대구 선대위원장을 맡은 바 있다.

홍 의원은 "국정 능력을 담보할 수 있는 조치 중에, 그런 사람들이 대선의 전면에 나서야 증거가 된다"면서 "그래서 요청한 것이다. 그걸 두고 명분에는 관심이 없고 자기들끼리 잿밥에만 관심이 있어서"라고 비난했다.

이는 앞서 권영세 중앙선대본부장이 이날 선대본부-원내지도부 연석회의 모두발언으로 "당에 지도자급 인사라면 대선 국면이라는 이 절체절명의 시기에 마땅히 지도자로서 걸맞은 행동을 해야 한다. 만일 그렇지 못한 채 구태를 보인다면 지도자의 자격은커녕 우리 당원의 자격도 인정받지 못할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고 공개 경고한 것을 가리킨 언급으로 보인다. 권 본부장은 회의 직후 취재진을 만나서도 이같은 언급이 홍 의원을 겨냥했는지에 대해 "특별히 드릴 말씀이 없다"고 일관하면서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는 태도를 보인 바 있다.

뒤이어 오전 중 이양수 선대본 수석대변인이 당사에서 윤 후보와 홍 의원의 회동 관련 브리핑을 통해 "(홍 의원으로부터) 공천에 대한 제안이 있었다"면서 "하지만 추천해주신다 해서 무조건 공천이 되는 건 아니고 , 당의 공론과 합리적 의견, 수렴과 정당한 절차를 통해 의사결정이 이뤄질 것임을 알려드린다"고 공개적으로 선을 긋기에 이르렀다. 윤 후보도 "공천관리위원회 구성을 해서 공관위가 공정하게 정한 기준과 방식에 따라서 (보선 공천)하는 걸 저는 원칙으로 세워놨다"며 특정인의 요구에 따른 공천이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확인했다.

홍 의원은 선대본을 겨냥 "갈등을 수습해야 할 사람이 갈등을 증폭시킨다"며 "그런 사람이 이끌어서 대선이 되겠나"라고 했다. 그는 같은 날 앞서 권 본부장의 회의 발언에 대한 연합뉴스의 질의에 "갈등을 봉합할 사람이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며 "분열의 씨앗"이라고 저격성 답변을 한 바 있다. 그는 "만약 이견이 있다면 내부적으로 의논을 해서 정리를 했어야지, 어떻게 후보하고 이야기하는 내용을 가지고 나를 비난하나"라며 "방자하기 이를 데 없다"고도 했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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