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전 국무총리와 윤호중 민주당 원내대표 등이 17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를 방문해 대웅전에서 108배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연합뉴스
정세균 전 국무총리와 윤호중 민주당 원내대표 등이 17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를 방문해 대웅전에서 108배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17일 불교계를 찾아 108배를 올리며 정청래 의원의 '문화재 통행료' 발언을 수습하고 사과했다.

대선이 코앞으로 다가온 시점에서 불교계가 오는 21일 전국승례대회를 열고 정부의 종교편향 규탄대회를 열겠다고 예고했기 때문이다.

윤호중 민주당 원내대표와 이재명 대선후보의 후원회장을 맡은 정세균 전 국무총리, 이원욱 국회정각회장, 김영배 전통문화발전특별위원장, 특위 소속인 서영교 의원, 김영진 사무총장, 발언 당사자인 정 의원 등은 이날 서울 중구 조계사를 방문해 108배를 하고, 참회의 뜻을 담은 발원문을 낭독했다. 정 전 총리와 윤 원내대표 등 지도부는 조계종 총무원장인 원행 스님 등과 만나 재차 사과의 뜻을 밝히기도 했다.

정 의원은 지난해 10월5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문화재청 국정감사에서 해인사 '문화재 구역 입장료'를 '통행세'라고 표현하고, 전통사찰을 '봉이 김선달'이라고 빗대 불교계의 반발을 샀다. 이 후보와 민주당 지도부가 여러 차례 사과했지만 불교계는 이를 거부하고 정 의원 사퇴 등을 요구했다.

윤 원내대표는 이날 "민주당과 불교계 사이에 불편한 관계가 만들어진 데 대해서 여러 의원이 마음 아프게 생각한다"며 "용서를 구하는 마음으로 108배를 드리게 됐다"고 말했다. 정 의원도 "저까지 조계사 방문을 허락해주신 총무원장 스님과 여러 스님께 감사드린다"며 "불교계 발전을 위해 미력하나마 최선을 다하겠다"고 직접 사과했다. 이 후보 역시 전날 강원도를 찾아 비공개로 양양의 낙산사를 방문해 부주지인 법인스님을 만났고, 송영길 대표는 지난 15일 경남 합천 해인사를 1박 2일간 방문할 정도로 불교계에 공을 들이고 있다. 불교계 지원방안을 논의할 전통문화발전특별위원회도 구성했다.

원행 스님은 이날 조계사를 찾은 민주당 지도부에 "'불이'와 '화쟁' 사상으로 앞으로 불교계와 의원들 간 많은 소통과 화합이 이뤄져 국가발전에 이바지하는데 큰 밑거름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기획실장인 법원 스님은 "2020년 2월 6일부터 정부의 선제적 방역지침을 따랐고 정권 안정 등 여러 부분을 도와주려고 했던 선의의 마음이 배신당했다는 상실감과 박탈감에 불씨가 붙어 이 결과가 나온 것"이라고 서운함을 토로했다.

민주당과 불교계의 벌어진 틈 사이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공략했다. 이들은 이날 나란히 서울 중구 호텔신라에서 열린 '불교리더스포럼' 5기 출범식에 참석했다. 윤 후보는 이 자리에서 "(불교의)가르침을 잘 새겨서 우리 사회가 직면한 문제들을 해결하고 국민통합의 정치를 펼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고, 안 후보는 "정부·여당은 (불교계)관련 예산을 삭감하고, 여당 의원의 망언까지 있어 참으로 유감스럽다"고 말했다.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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