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국가통계국은 지난해 4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전년동기대비 4.0%로 잠정 집계됐다고 17일 밝혔다. 코로나19 충격이 한창이던 2020년 2분기 이후 1년 반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중국의 작년 분기 성장률은 기저효과에 힘입어 1분기 18.3%까지 올랐다가 2분기 7.9%, 3분기 4.9%, 4분기 4.0% 등으로 뚜렷한 경기 둔화 추세를 보였다. 2021년 중국의 GDP는 114조3670억(약 2경1442조원) 위안으로 전년보다 8.1% 증가했다. 증가율은 블룸버그 집계 시장 전망치인 8.0%에 대체로 부합했다.
이날 발표된 2020∼2021년 연평균 성장률은 5.1%였다. 결국 중국의 성장률이 코로나19 직전 해인 2019년 6.0%에서 2020년과 2021년 각각 5.1% 수준으로 내려가는 추세를 나타냈다고 볼 수 있다. 앞서 중국의 성장률은 2011년 9.6%, 2012년 7.9%, 2013년 7.8%, 2014년 7.4%, 2015년 7.0%, 2016년 6.8%, 2017년 6.9%, 2018년 6.7%, 2019년 6.0%로 내려간 바 있다. 2020년의 2.2%는 코로나19의 충격으로 문화대혁명이 끝난 1976년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한 이후 44년 만의 최저치였다.
중국은 '제로 코로나'로 상징되는 강력한 방역 정책을 앞세워 세계 주요국 중 코로나19 경제 충격에서 가장 먼저 회복된 나라 중 하나로 손꼽혔지만 작년 하반기 들어 중국의 경기 급랭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는 부분적으로는 세계적인 원자재 가격 급등과 공급망 병목 현상 같은 외부 변수에 영향을 받은 것이기도 했지만 부동산, 빅테크, 교육 등 여러 분야에 걸친 중국 정부의 거친 규제가 성장 동력 약화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부동산 부문의 부채 감축을 목표로 한 고강도 부동산 규제는 중국 GDP의 거의 30%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산되는 부동산 산업을 위기로 밀어 넣었고, 헝다(에버그란데)와 같은 '대마'의 채무불이행(디폴트) 사태로까지 이어지면서 중국의 경제 전반의 안정을 뒤흔드는 요인이 됐다.
미국 투자은행 JP모건은 최근 보고서에서 "단기적으로 부동산 시장 침체가 중국의 거시경제와 금융 안정의 가장 큰 위협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2021년 부동산 투자는 전년보다 4.4% 증가하는 데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부동산 투자, 산업 투자, 인프라 투자 등이 반영된 모두 고정자산투자 증가율도 4.9%에 그쳐 두 자릿수가 넘던 예년에 한참 미치지 못했다. 중국이 '제로 코로나' 정책을 고수하는 가운데 작년 말부터 코로나19 확산세가 심각해지면서 인구 1300만의 도시 시안(西安)이 전면 봉쇄되는 등 중국 전역에서 봉쇄된 도시와 지역이 급증하는 점도 중국 경제, 특히 내수 소비와 고용에 심각한 영향을 주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블룸버그 통신은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전략은 산업 생산에는 도움이 되지만 소비, 특히 요식업과 여행업에 큰 고통을 줄 것"이라고 평가했다. 작년 12월 소매판매 증가율은 1.7%로 전달의 3.9%보다 낮아져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처럼 중국 경제성장의 3대 엔진으로 평가되는 수출, 투자, 소비 중 투자와 소비가 크게 부진했던 가운데 수출이 그나마 작년 중국 경제 성장을 사실상 이끌었다는 평가가 많다.
지난 14일 해관총서 발표에 따르면 2021년 중국의 수출은 '코로나 특수'에 힘입어 3조3640억 달러(약3996조원)로 전년보다 29.9% 급증했다. 하지만 올해 중국의 경제 성장을 견인하던 수출 증가율이 평년 수준으로 둔화할 것이라는 관측 속에서 부동산 시장 위축과 코로나19 확산 심화 등의 악재가 당분간 지속되면서 중국 경제 성장률이 내년 5% 이하로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김광태기자 ktkim@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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