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의 금융업 진출과 은행권의 플랫폼 사업 진출이라는 경쟁 구도에 더해 일부 금융회사들은 핀테크와의 제휴를 통해 우회적으로 플랫폼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빅테크·핀테크의 금융업 진출이 혁신금융서비스나 기존 금융회사와의 제휴를 통해 이뤄진 만큼 기존 금융회사가 빅테크·핀테크와 제휴해 이종 업종에 진출하는 것은 문제가 없다는 평가다. 다만 금융회사가 직접적인 라이선스를 우회해 비금융업무에 나설 경우 규제 회피라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당장 본인신용정보관리업(금융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두고 금융회사가 핀테크와의 제휴를 통해 서비스를 출시해 눈길을 끌고 있다. 대주주 적격성 이슈 탓에 자체적으로 라이선스를 획득하기 어려워 제휴를 통한 진출이라는 차선의 전략을 택했다.

BNK금융그룹의 3개 계열사(부산은행, 경남은행, BNK캐피탈)는 지난 6일 핀테크기업 쿠콘과의 제휴를 통해 마이데이터 사업을 오픈했다.

앞서 BNK금융은 BNK경남은행을 주축으로 그룹 내 은행·증권사·캐피탈사 등을 아우르는 마이데이터 사업을 추진해왔지만 끝내 예비허가를 받지 못했다. 지난 2016년 주식 시세조종·채용비리 등의 혐의로 재판이 진행 중인 탓에 심사대상에서 제외됐었다. 신용정보업 감독규정에 따르면 대주주가 형사 소송 중이거나 금융당국의 제재 절차가 진행 중인 경우 심사에서 제외된다.

이에 BNK금융그룹 계열사들은 핀테크기업 쿠콘과의 제휴라는 우회로를 선택했다. BNK금융그룹과 쿠콘은 앞서 지난해 6월부터 마이데이터 제휴를 맺고 관련 서비스를 준비해왔다.

BNK금융 계열사들은 쿠콘의 '마이데이터 플러그인' 연동을 통해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선보였다. △은행·카드·증권·보험·연금 등 개인 자산을 한 번에 조회할 수 있는 '원터치 통합 자산 조회' △소비 패턴 분석을 통한 '자산 현황 리포트' △일별·월별 수입과 지출 내역을 파악할 수 있는 '금융 캘린더' 등을 제공한다.

쿠콘과 BNK금융은 이번 서비스를 시작으로 이용자에 특화된 통합 자산 관리 서비스 제공에 협력한다는 방침이다. 추후에는 자동차, 부동산, 헬스케어, 유통/물류 등 비금융 데이터를 활용한 부가 서비스도 선보인다는 방침이다.

김종현 쿠콘 대표는 "BNK금융과의 마이데이터 업무협력으로 더 많은 사람이 품질 높은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마이데이터뿐 아니라 빅데이터 및 비금융 데이터 등을 활용한 특화 서비스도 제공해 차별화한 마이데이터 사업을 펼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삼성카드도 쿠콘 마이데이터 플러그인으로 마이데이터 제휴 서비스를 오픈했다. 삼성카드 역시 대주주인 삼성생명에 대한 금융당국의 제재가 진행 중이라는 이유로 카드업계 내에서는 유일하게 금융당국의 승인을 받지 못한 바 있다. 삼성생명 역시 뱅크샐러드와 데이터 사업 제휴를 체결한 만큼 금융당국의 제재 이슈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핀테크를 통해 마이데이터 등의 서비스를 내놓을 가능성이 있다.

이영석기자 ysl@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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