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가부 호감도 전년보다 3점·정책 공감도 2.4점 낮아져 여가부에 대한 국민 호감도가 지난해보다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급기야 정치권을 중심으로 여성가족부 폐지론까지 불거지는 등 논란이 잇따르고 있지만, 여성계는 되려 "정치권이 젠더갈등을 부추긴다"며 "여가부가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이 9일 여가부로부터 제출받은 '2021년도 여성가족부 주요 정책 인식조사' 결과 보고서에는 여가부에 대한 호감도와 정책 전반에 대한 공감도가 40점대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서는 여론조사 업체 (마크로밀엠브레인 의뢰, 지난해 11월 17∼22일 조사)를 통해 여가부와 주요 정책에 대한 국민 인식을 살펴본 결과도 담겼다. 이 조사에서 여가부에 대한 호감도는 43.4점으로 전년(46.4점)보다 3점 하락했으며, 여가부의 인지도는 62.5점으로 전년(62.0점)보다 소폭 하락했다. 호감도와 공감도, 인지도는 1∼5점 척도(전혀 그렇지 않다∼매우 그렇다)로 점수를 매긴 뒤 100점 만점 평균값으로 환산한 것이다.
여가부 정책에 대한 인지도는 53.3점으로 전년(53.1점)과 비슷한 수준이었으나, 정책에 대한 공감도는 44.3점으로 전년(46.7점)보다 2.4점 낮아졌다.
구체적으로 응답자 성별로 보면 여가부의 인지도는 남성(64.8점)이 여성(59.1점)보다 높았으나, 호감도는 여성(55.6점)이 남성(31.9점)보다 크게 높았다. 또한 호감도의 경우 연령대별로 보면 20대(36.9점)와 30대(38.9점)가 평균을 밑돌았고, 40대(45.3점)와 50대(50.9점)가 비교적 높았다.
주요 정책별 인지도를 보면 성범죄자 신상정보 공개제도에 대한 인지도가 67.3점으로 가장 높았고, 이어 아이돌봄 서비스(65.6점), 가정폭력 피해자 지원(65.0점) 등 순이었다. 성평등 정책 및 문화 확산에 대한 정책 공감도는 47.9점으로 가장 낮았다.
또 여가부가 가장 중점적으로 추진해야 할 정책을 묻는 항목에는 응답자의 38.1%가 가정폭력 피해자 지원을 꼽았다. 이어 성폭력 피해자 지원(35.9%), 아이돌봄서비스(30.2%) 등이 뒤를 이었다.
이처럼 여가부에 대한 호감도와 정책 공감도가 낮아진 데는 여성가족부가 양성평등을 위해 힘쓰기보다는 사실상 '여성 정책'만을 반영하는 부서라는 인식이 강하게 덧씌워진 것이 원인으로 보인다. 여기에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의혹 등 정치적 사건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모습까지 보여주면서, 실제 여성 인권 향상보다 여성계만 대변한다는 여론까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여가부의 경우 최근 여당의 정책 공약 개발에 관여했다는 의혹도 불거졌다.
나아가 최근에는 정치권에서 대선 후보들이 페미니즘과 거리를 두는 듯한 행보를 보이는 것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최근 대선 후보들은 이른바 '이대남'으로 불리는 20대 남성층의 표심을 잡기 위한 대책을 쏟아내고 있다. 특히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경우 급기야 '여성가족부 폐지'를 공약으로 내건 상황이다.
하지만 여성계에서 좀처럼 자성의 목소리는 나오지 않고 있다. 정치권이 젠더갈등을 부추긴 것이 주요 원인이라는 입장이다. 한국성폭력상담소와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한국여성민우회 등은 "한국사회의 성차별은 여전히 공고하다. 2020년 기준 성 격차 지수 순위에서 한국은 156개국 중 102위"라며 "여성가족부 존폐가 전환기 우리 사회의 시급한 현안을 제치고 먼저 제시돼야 할 의제였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임재섭기자 yjs@dt.co.kr
27일 정구창 여성가족부 기획조정실장이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2022년도 여성가족부 업무계획을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