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기구·당 잘 이끌지 못한 건 오롯이 후보인 제 책임"
"2030 실망·가족 문제·측근 영향 국민 우려에 죄송"
김종인에 "그간 역할 감사" 이준석엔 "대표 역할 기대"
2030 주도에 방점 "30대가 세대문제 균형감…중역 참여시킬 것"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선거대책위원회 해산 및 입장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연합뉴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선거대책위원회 해산 및 입장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연합뉴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5일 중앙선거대책위원회를 해산하고 후보 중심으로 경량화한 선거대책본부 체제로 재편한다고 밝혔다. 선대본부장은 4선 중진의 권영세 의원이 맡기로 했다. 선대위 해체로 사실상 갈라선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결별 사유를 밝히는 대신 "정말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앞으로도 좋은 조언을 계속해달라"는 입장으로 갈음했다. 원내에서 고조된 이준석 당 대표 사퇴론에 관해선 "제 소관 밖의 사항"이라면서도 대선 국면의 당 대표 역할을 기대한다고 했다.

윤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재인 정부에서 망가진 공정과 상식을 바로잡겠다는 약속을 드렸다. 많은 국민이 정권교체가 과연 가능한지 걱정하시는데, 우리 선거대책기구와 국민의힘을 잘 이끌어 국민께 안심을 드리지 못한 건 모두 오롯이 후보인 제 책임"이라며 "오늘부로 선대위를 해산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어 "매머드라 불렸고 민심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지금까지 선거 캠페인이 잘못된 부분을 인정하고 다시 바로잡겠다"며 "국회의원들에게 자리를 나눠주는 게 아닌 철저한 실무형 선거대책본부를 조성하겠다. 실력 있는 젊은 실무자들이 선대본을 끌고 나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자신의 그동안 행보에 관해서도 "제 가족관련 문제로 국민께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 저희 이 부족에 대해서 국민 여러분께서 주시는 회초리와 비판을 달게 받겠다. 제가 일관되게 가졌던 원칙과 잣대는 저와 제 가족, 제 주변에도 모두 똑같이 적용하겠다"고 처가 문제에 우선 고개를 숙였다. 또 "지금까지 2030세대에게 실망 준 행보를 깊이 반성하고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드릴 것"이라며 "저와 가까운 분들이 선대위에 영향 미친다는 국민들의 우려도 잘 알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이 기대하셨던 처음 윤석열의 모습으로 돌아가겠다. 또 제가 하고싶은 말이 아니라 국민들께서 듣고 싶어하는 말씀을 드리겠다. 제게 시간을 좀 내주시면 확실하게 다른 모습으로 국민들께 변화된 윤석열을 보여드리겠다"고 다짐을 전했다. 이날 기자회견 전 사퇴 의사를 밝힌 김종인 위원장에 대해선 "그동안 저에게 많은 조언과 총괄선대위원장으로서 역할 해주셨다"며 "정말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앞으로도 좋은 조언을 계속해주시길 부탁드렸다"고 말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선거대책위원회 쇄신 관련 기자회견에서 인사하고 있다.<국회사진기자단·연합뉴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선거대책위원회 쇄신 관련 기자회견에서 인사하고 있다.<국회사진기자단·연합뉴스>
윤 후보는 뒤이은 취재진과 질의응답에서 '김 위원장과 결별'이란 해석이 나왔다는 물음에 "그저께(3일) 뵙고 오늘 아침 또 감사 전화를 드리고 앞으로 많은 조언을 부탁드린다고 말씀드렸다"며 "결별이라고 보시는 분들도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선대위란 조직이 너무 커서 기동성이 있고 실무형으로 그리고 2030 세대가 조금 더 주도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조직을 만들고자 했다"고 했다.

'슬림형 선대위'를 주장한 김 위원장과 갈라선 구체적 이유가 뭐냐는 후속 질문에는 "선대위라는 조직 자체를 두는 것보다, 아예 본부체제로 가는 것이 어떻게 보면 더 슬림하고 더 의사결정이 발 빠르기 때문에 방향을 잡은 것"이라고 답했다. 지난 3일 김 위원장의 '후보는 연기(演技)만 해달라' 발언 논란에 대해선 "캠프에서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한 조언들을 수용해 따라야 한다는 말씀을 하신 거지, 그렇게 후보를 비하하는 듯한 입장에서 하신 말씀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확대 해석에 선을 그었다.

이 대표를 별도로 찾아가거나 협력 요청할 계획이 있냐는 질문에는 "저나 이 대표나 둘 다 우리 국민과 당원이 정권교체에 나서라고 뽑아주신 것이고 똑같은 명령을 받은 입장"이라며 "저도 이 대표가 당 대표로서 대선에 역할을 잘 해줄 것으로 믿는다"는 답변으로 갈음했다. 당내에서 국회의원들 중심으로 이 대표 퇴진 움직임이 인다는 물음에는 "선거대책기구 구성이나 조직은 후보인 제 인사 권한 안에 있기 때문에 제가 할 수 있는 것이고, 이 대표의 거취 문제는 제 소관 밖 사항"이라며 "많은 당원과 의원들은 이 대표가 더 적극적으로 선거운동에 나서주길 기대하는 입장이라고 본다. (이 대표가) 그렇게 하시지 않겠나"라고 답했다.

그는 '국민이 듣고 싶은 말을 한다'는 표현이 소신발언을 하지 않겠다는 것이냐는 취지의 물음에는 "저는 우리 국민의 잘 사는 미래를 생각해 이런 저런 것을 바꾸고 고치면 된다고 생각하지만, 국민께서 현재와 미래의 삶을 위해 관심을 갖고 계신 부분을 제가 파악해서 말씀드리겠다는 뜻"이라고 선을 그었다.

윤 후보는 권영세 의원이 선대본부장을 맡는다고 직접 확인하면서 "이제 위원회와 산하 본부를 전부 해체를 하고 선대본 중심으로 아주 슬림하고 발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체제로 바꿨다"며 "본부들도 웬만한 건 반으로 축소해 선대본 산하에 소속돼 일하되, 정책본부는 별도로 존치하게 될 것이다. 규모가 방대하고 다양한 분야의 비전이나 공약 부분을 발표하고 준비해야 하는 곳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캠프 내 청년들의 역할 수준을 크게 끌어올리겠다는 구상도 드러냈다. 윤 후보는 "젊은 청년보좌역이나, 보좌역에 선발되진 않았지만 캠프에서 일하는 청년들의 얘기들을 듣고 무릎을 치고 감탄할 때가 많았다. 그래서 청년세대가 캠페인을 주도하고 뛸 수 있게 하려면 의사결정 구조를 단순화하고 실무형으로 바꾸는 게 맞다는 판단으로 (선대본 체제를) 결정했다"고 했다.

'2030 표심'에 한층 다가갈 방법이 뭐냐는 물음에는 "2030세대 표심 잡는 것만을 목표로 해선 안 된다고 본다. 그러나 우리 사회가 학생부터 20·30, 40대, 50대, 60·70 다양한 세대로 구성돼 있는데 2030 또 '30대'의 생각들이 어떻게 보면 모든 세대의 문제를 잘 균형 있게 보고 있다고 느낀다"며 "사회 저명인사를 모셔서 하는 형식의 인재영입이 아니라, 우리 청년세대를 더 많이 참여시키고 그들의 사회를 바라보는 시각과 또 거기에 대한 대안 의식을 대폭 수렴해 많이 반영하겠다. 그러는 게 국민 전체가 미래에 잘 살게 나아가는 게 크게 도움이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적극적으로 청년보좌역들의 얘기를 더 많이 듣고, 중역에 꼭 참여시키도록 하겠다"고 했다.

그는 부인인 김건희씨의 선거운동 등판 여부에 관해선 "재작년 조국 사태 이후 처가와 제 처에 대해서도 집중적인 수사를 2년간 받아왔다 보니까, (김씨가) 심신이 많이 지쳐있고 제가 볼 때 어떤 면에선 좀 요양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제가 볼 땐 형사적 처벌 받을 일이 크게 없을 것 같아 걱정하지 말라고 해도 여성으로서는 이런 일에 굉장히 스트레스를 받아왔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도 "본인 자신이 잘 추스르고 나면 선거운동 과정에서 정치적 운동에 동참하기보다, 조용히 할일을 봉사활동이라든지 할 수 있지 않나"라고 여지를 뒀다.

윤 후보는 선대위 해산과 함께, 후보 직속 별도 조직이던 새시대준비위의 역할은 어떻게 되냐는 질문에는 "김한길 새시대준비위원장은 위원장직을 그만뒀다. 새시대준비위는 우리 국민의힘이 정권교체 열망하지만 국힘에서 담기 어려운 분들이 함께 동행하기 위한 조직"이라며 "그분들은 위원회 나름대로 이런 정권교체를 위한 일들을 하면서 같은 길을 걸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윤 후보 측 이양수 수석대변인은 이와 관련해 새시대준비위는 해체된 상태라고 부연했다. 내일이 기대되는 대한민국 위원회, 약자와 동행 위원회 등 기능형 위원회에 대해선 "일단 선대위를 해체했으니 모든 기구가 해체된다고 봐야 하지만, 기존 활동성과 역량을 보여주던 위원회는 다시 구성되는 선대본과 바로 연계 활동에 들어갈 것이다. 그런 부분들이 바로 없어지는 게 아니다"고 설명했다. 윤 후보 핵심 측근으로 불려온 데 이어 당직 사퇴를 표명한 권성동 당 사무총장, 윤한홍 전략기획부총장도 선대본에 재합류하느냐는 취지의 물음에는 "사의 표명으로 거취를 표명하고 받아들인 상황에서 다른 자리에 앉히는 건, 이번 인선과 선대위 개편과는 맞지 않는 부분이 있어 좀 어렵지 않을까"라고 내다봤다.

한편 윤 후보는 자신의 지지율 하락세로 인해 떠오른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와 단일화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모든 선택은 국민들께서 하시기 때문에 거기에 정치인이 이러고 저러고 평가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면서 "늘 말씀드렸지만 이런 단일화 얘기는 선거캠페인을 서로 벌이고 있는데 정치 도의상 맞지 않는 일이라 생각한다"고 선을 그었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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