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9 장기화와 이에 따른 정부의 영업 제한 영향으로 자영업자들이 빚더미에 앉고 있다. "1억원을 대출받아 연명하고 있는데 부족해서 또 빌려야 한다", "월세 밀렸다고 건물주가 건물 인도 청구 소송을 냈다"라는 등 어려움을 호소하는 자영업자들이 속출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작년 12월 내놓은 금융안정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9월 말 기준 자영업자 대출 잔액은 887조5000억원으로 1년 새 14.2%(110조1000억원)가 늘었다. 자영업자 대출 증가율은 코로나19 영향으로 2020년 1분기 10.0%에서 2분기 15.4%, 3분기 15.9%, 4분기 17.3%, 작년 1분기 18.8%까지 뛰었다가 작년 2분기 13.7%, 3분기 14.2%로 다소 둔화했지만 10% 정도인 가계대출 증가율을 크게 웃돌았다.

자영업자 중에서도 중·저소득층의 대출이 많았는데, 매출 부진 속에 뛰는 재룟값과 인건비, 임대료 때문이다. 자영업자의 1인당 대출액은 3억5000만원으로 임금근로자 등 비자영업자의 4배에 달한 것이 이를 보여준다.

통계청과 중소벤처기업부의 조사에서도 빚이 있는 소상공인이 2019년 51.9%에서 2020년 60.0%로 늘었다. 자영업자의 경우 일시상환대출 비중이 50% 가까이 되고 개인사업자대출 가운데 만기가 1년 내로 돌아오는 대출이 70%에 육박해 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질수록 부실화할 위험이 크다.

이자 걱정도 점점 커진다. 한국은행이 작년 하반기 두 차례에 걸려 기준금리 0.25%포인트씩 올린 데 이어 올해 1분기 추가 인상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기준금리가 0.5%포인트 오르면 자영업자의 연간 이자 부담은 2조9000억원 증가할 것으로 한은은 추산한다. 오는 3월 만기 연장과 상환 유예 조치의 종료로 부실이 표면화할 수 있다.

작년 10월까지 코로나19 피해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이 대출 만기 연장과 이자 상환 유예 지원을 받은 경우는 약 106만건(중복·복수 지원 포함), 261조2000억원에 달한다.

임대료는 자영업자들에겐 눈앞에 닥친 큰 부담이다. 한국자영업자협의회와 참여연대 등이 작년 10월 전국 중소상인·자영업자·실내체육시설 사업주 791명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50.7%가 임대료를 연체한 것으로 나타났다. 3개월 이상 임대료를 연체해 언제든 계약을 해지당할 수 있는 업체는 4곳 중 1곳에 달했다. 연체 업체들의 월평균 임대료는 약 700만원으로 조사됐다.

자영업자 4명 중 1명은 손실보상금을 받아도 고스란히 연체한 임대료를 납부하는 데 써야 하며 10명 중 3명은 손실보상금이 당시 집합금지·영업제한 기간인 3개월치 임대료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정부가 작년 11월 1일 위드 코로나에 들어갔다가 코로나19의 빠른 확산에 45일 만에 중단하고 영업시간 제한 등 방역 수위를 높이면서 영업 손실에 따른 임대료 부담이 한층 커졌다.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자영업자들의 하소연이 잇따랐다. 한 청원인은 "코로나 시대 2년 동안 정부에서는 음식점과 카페 등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희생을 강요하고 있다"라며 "마치 음식점과 카페 등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확산되고 있는 것처럼 말이다"고 적었다.

이어 "유명한 음식점은 지금도 줄을 서서 기다리고 식당에는 빈 좌석이 없이 빼곡히 앉아 식사를 한다. 그럼에도 이러한 대박집들을 통해 확진자가 급증했다는 이야기를 듣지 못했다"라며 "정부에서는 이러한 사실들을 일부러 외면한채 그들이 방역을 위해 열심히 일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언론에 알리기 위해 음식점과 카페 등 소상공인에게 피눈물을 강요한다"라고 주장했다.

또 "대부분의 음식점과 카페들은 1인 사장 또는 부부경영이거나 1인 이내의 종업원을 두고 경영을 하는 영세 자영업자들"이라며 "이들이 아무리 조직적으로 항의를 하고 싶어도 하루 하루의 생계가 걱정되어 조직적으로 항의를 할 수 없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 음식점,카페에 10만원의 방역물품지원비를 주고 그 댓가로 방역패스를 제대로 검사하지 못했다고 수백만원의 과태료 부과와 영업정지 조치가 헌법에 합치되는 가"라고 지적했다.박상길기자 sweatsk@dt.co.kr

지난해 10월 27일 서울 중구 명동에서 자영업자와 시민단체 활동가들이 '임대료 멈춤법' 도입을 촉구하는 퍼포먼스를 하는 모습. <연합뉴스>
지난해 10월 27일 서울 중구 명동에서 자영업자와 시민단체 활동가들이 '임대료 멈춤법' 도입을 촉구하는 퍼포먼스를 하는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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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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