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야권은 지난 3일(현지시간) 야권 지도자 후안 과이도(38)의 '국회의장' 지위를 1년 더 자체적으로 연장했다. 이에 따라 국회의장 자격을 근거로 한 '임시 대통령' 지위도 늘리기로 했다. 베네수엘라 내에선 과이도가 국회의장 지위도, 임시 대통령 지위도 실제로 행사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야권이 상징적으로나마 과이도의 임시 대통령 생명줄을 연장한 것이다.
과이도가 남미 베네수엘라의 대통령을 자처하고 나선 것은 2019년 1월이다. 2018년 대선에서 마두로 대통령이 연임에 성공하자 야권은 부정 선거라며 결과를 인정하지 않았고, 2019년 1월 국회의장에 취임한 과이도는 마두로의 당선이 무효라면서 헌법에 따라 자신이 임시 대통령을 맡겠다고 선언했다.
마두로 정권의 연임에 반대했던 미국을 비롯한 60여 개국이 곧바로 과이도를 베네수엘라 지도자로 인정하고 나섰다. 국제사회의 지지를 등에 업고 과이도는 마두로 퇴진 운동을 주도했다. 그러나 국내외의 압박에도 마두로 정권은 굳건히 버텼고, 결정적으로 2019년 4월 야권의 군사 봉기 시도가 실패로 돌아가면서 야권은 급격히 동력을 잃었다.
3년이 되도록 마두로 퇴진 운동에 아무 성과가 없자 야권 내부에서도 과이도의 리더십과 전략에 대한 이견이 나왔다. 야권은 보이콧을 끝내고 동참한 지난해 11월 지방선거에서도 사회주의 여당에 참패했다.
베네수엘라 내에서 과이도의 지지율은 2019년 초 61%에서 지난해 10월 16%로 떨어졌다고 블룸버그통신이 현지 여론조사업체를 인용해 보도했다. 말이 '임시 대통령'이지 사실상 아무런 권력이 없는 과이도가 지금으로서 유일하게 기댈 구석은 국제사회, 특히 미국의 지지다. 미국 정부는 표면적으로 아직 과이도에 대한 지지 입장을 유지하고 있으며 미국 내에 압류된 베네수엘라 정부 자산 통제 권한도 과이도에게 맡기고 있다.
정치학자 파블로 킨테로는 AFP통신에 "비록 아무런 실권이 없다고 해도 미국이 과이도 정부를 지지한다는 것은 무의미한 것이 아니다"며 "미국의 지지를 잃는 건 과이도에겐 재앙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광태기자 ktkim@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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