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비 제각각에 보험료 부담↑·보장도 제한적
소비자 “적금이 낫다”…보험사 “팔수록 손해”
정지원 손보협회 회장 “펫보험 활성화 기대”

수의사법 개정에 따라 앞으로 동물병원의 주요 진료비용을 미리 알 수 있게 되면서 펫보험(반려동물 의료보장 보험)이 활성활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그간 진료비가 병원마다 제각각인 탓에 보험사들은 높은 보험료 책정하고, 소비자 입장에서도 부담이 컸다. 펫보험 시장 성장 전망에도 가입률은 0%대 수준에 머무르는 상황에서 동물 진료에 대한 표준화된 분류 체계가 마련되면 보험사들도 상품 개발에 적극 나서 시장이 활성화 될 수 있을 전망이다.

4일 정부 및 보험업계에 따르면 이날 반려동물에 대한 진료비를 사전에 공개해야 한다는 수의사법 개정안이 공포됐다. 지난달 법안이 국회를 통과한 이후 약 한 달만이다.

이에 따라 6개월 뒤부터는 중대 진료를 하기 전에 진단명과 중대 진료의 필요성, 후유증에 관해 이용자에게 설명하고, 서면 동의를 받아야 한다. 또 내년부터는 예상 병원비를 사전에 알리고, 진료비를 게시해 그 이상을 받지 못하도록 했다.

그간 동물병원 측에서는 진료비를 자체적으로 책정할 수 있었고, 병원마다 진료 항목 명칭과 진료비 구성방식 등이 달라 이용자가 진료비를 미리 파악하기 어려웠다. 이는 진료비 과다 청구와 과잉진료 등 분쟁의 원인이 됐다.

이러한 이유로 펫보험 가입률은 미미한 상황이다. 국내 반려동물은 약 900만 마리에 달하는데, 이 중 보험에 가입된 동물은 3만 마리로 전체의 0.3%에 불과하다. 2019년 가입률이 0.1%였던 것과 비교하며 소폭 확대됐지만 여전히 현저하게 낮은 수준이다.

현재 7개 손해보험사에서 펫보험 상품을 판매 중이지만 가입자 부담률이 30~50%로 높은데다 매월 내야 되는 보험료도 낮이 않아 반려인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다. 비용 부담은 물론 주요 질병이 보장이 안 되는 경우가 많아 펫 보험에 가입하느니 차라리 적금 드는 것이 낫다는 인식이 만연해있다.

한국소비자연맹 조사에 따르면 동물병원을 이용하는 소비자의 1회 평균 진료비 지출비용은 8만4000원으로 나타났다. 조사 대사 소비자 가운데 10명 중 8명은 진료비가 부담스럽다고 답했다. 또 소비자의 동물병원에 대한 불만사항 중 1위는 '진료비 사전미고지'였으며 동물병원에 바라는 개선사항 1위도 '진료비 의무 게시'로 나타나 진료 전 진료비 정보 제공에 대한 소비자 요구가 높은 것으로 조사됬다.

이에 농림축산식품부는 동물병원 측이 이용자에게 중대 진료의 예상 비용을 미리 고지하도록 하고 정부는 동물 진료에 대한 표준화된 분류체계를 마련하도록 하는 수의사법 개정을 추진해왔다. 이번 정부안 외에도 21개 국회 들어 발의된 수의사법 개정안은 9건에 이른다.

보험사 입장에서도 펫보험은 손해율 악화 부담으로 적극적으로 취급하지 않았다. 취급하더라도 보장 범위를 넓히지 못하고 비용도 높일 수 밖에 없었다. 동일한 진료를 두고 진료비가 상이해 손해율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업계도 그동안 펫보험 시장 활성화를 위해 동물병원마다 제각각인 진료비 개선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법적 근거가 마련된 만큼 보험사들도 펫보험 시장이 더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정지원 손해보험협회 회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새로운 시장 창출 위한 노력의 성과로 수의사법 개정을 꼽으며 "반려동물 가구의 병원 이용에 대한 부담 경감 뿐 아니라 반려동물보험의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해 1월 펫보험을 제3보험으로 분류하는 내용의 보험업법 개정안도 발의된 상태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생명보험사도 펫보험을 판매할 수 있게 된다. 이와 함게 지난 8월 정부가 심의하는 반려동물 진료 보험을 만들고, 가입한 보호자가 내야 할 일부 보험료를 정부가 지원하는 내용이 담긴 '반려동물진료보험법 제정안'도 발의됐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진료비가 표준화돼 있지 않아 보험이 활성화되기 힘든 상황이었다"며 "앞으로 정책적 지원이 꾸준이 이뤄져 보험료가 떨어지고, 보험사들도 신상품을 개발하면 더 많은 고객이 펫보험을 가입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김수현기자 ksh@dt.co.kr



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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