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3일 오전 청와대에서 2022년 임인년 신년사를 통해 방역진과 의료진에게 감사를 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오전 청와대에서 2022년 임인년 신년사를 통해 방역진과 의료진에게 감사를 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의 백신 늑장 도입과 방역패스 확대도입, 소상공인들의 피해에도 불구하고 문재인 대통령이 세계가 주목한 'K-방역'이라며 자화자찬을 이어가면서 비난을 사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3일 신년사를 통해 "전세계적으로 코로나가 대유행한 지난 2년 동안 우리는 위기에 강한 모습을 보여줬고 위기를 오히려 기회로 바꿨다"며 "K-방역의 우수함이 다른 나라와 저절로 비교됐고 세계는 방역 모범국가 대한민국을 주목하는 등 우리의 위상을 재발견하며 자부심을 느낄 수 있었다"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의 K-방역에 대한 자화자찬식 평가에 야당은 물론 의료계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당장, 의료부문에서 '백신 늑장 도입'을 빼놓을 수 없다. 정부는 지난 2020년 말 화이자와 모더나 등 메신저 리보핵산(mRNA) 백신에 대해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구매를 서두르지 않았다. 결국 12월에서야 부랴부랴 선구매 계약을 체결하면서, '백신빈국'이라는 불명예를 떠안아야 했다. 미국과 유럽 등 주요 국가에서는 같은 해 6월부터 백신을 선구매, 대규모 물량을 확보한 것과 비교하면 반년 가량이나 늦어진 것이다.

실제 당시 언론 보도와 청와대가 공개한 '백신 관련 서면 브리핑' 등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9월 이후에야 처음으로 '해외 백신을 확보하라'는 메시지를 참모회의 등에서 지시했고, 해외 백신 확보를 지시한 나머지 3건은 백신 미확보 논란이 커진 11월 말 이후에나 집중됐다.

최근에는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제)의 유효기간을 6개월로 설정하며 사실상 '백신 의무 접종'이라는 비판을 면치 못하고 있다. 정부는 이달 3일부터 식당과 카페 뿐 아니라 다중이용시설을 정상적으로 이용하기 위해서는 유효기간이 만료되지 않은 '방역패스'가 필요하도록 해 백신접종의 선택권마저 사라졌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특히 '청소년 방역패스'는 아직까지도 반발이 거세다. 기존 2월부터 시행 예정됐던 청소년 방역패스는 학모 등의 반발로 오는 3월 1일 이후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방역당국은 청소년들의 백신 접종이 '권고'라고 말하고 있지만, 학원 등에서도 방역패스가 필수적인 만큼 학부모들이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아이들에게 백신을 접종 시켜야 할 상황이다.

'게임 체인저'로 불리는 경구용 치료제 확보에서도 다른 국가들에 비해 뒤쳐졌다는 지적이다. 미국은 화이자의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팍스로비드'를 1000만명분, 머크(MSD)의 '라게브리오'(성분명 몰누피라비르)를 310만명분 확보했다. 영국은 팍스로비드와 라게브리오를 모두 합쳐 500만명분 가량 확보했다. 이웃나라 일본의 경우에도 라게브리오 160만명분을 먼저 확보한 뒤 화이자와 팍스로비드 200만명분 공급 계약을 원칙적으로 합의했다. 반면, 우리나라가 확보한 치료제는 라게브리오르 24만2000명분, 화이자사의 팍스로비드 36만2000명분 뿐이다.

방역당국이 거리두기 강화조치를 자주 반복하면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이 천문학적인 피해를 본 것도 빼놓을 수 없는 대목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국민과의 대화'에서 "일일 확진자 수 5000명 또는 1만명 정도까지도 대비했다"며 단계적 일상회복 정책에 자신감을 드러낸 바 있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산세가 걷잡을 수 없이 진행되고, 위중증 환자 증가로 병상부족 사태가 현실화되면서, 약 2주만에 방역조치가 강화되고 일상회복은 전면 중단됐다. 특히 위중증 환자는 최근 2주 동안 1000명대를 기록 중이며 수도권의 중증병상 가동률이 80%를 넘어서면서 사실상 의료체계 붕괴도 우려되고 있다. 특히 거리두기 강화조치로 연말 특수를 기대했던 소상공인들은 다시 나락으로 떨어졌다.

소상공인연합회 측은 "방역패스로 인한 현장의 혼란만 가중되고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의 일방적 희생만이 강요되었을 뿐 거리두기 하향 조정을 위한 정부 정책이 무엇이었는지 묻고 싶은 심정"이라며 "적극적인 대책 및 대응 방안 등이 발표되지 않은 점이 아쉽다"라고 말했다. 김진수기자 kim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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