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은 재작년에 이어 작년에도 GDP(국내총생산) 규모 세계 10위에 올랐다. 올해 정부는 3.1% 경제성장 목표를 제시했다. 작년 4.0% 안팎의 성장률이 추정되는 데에 비하면 낮지만 달성만 된다면 양호한 성과다. 이코노미스트지는 올해 한국의 1인당 GDP를 3만6340달러로 예상했다. 구매력지수(PPP)로 보면 4만8680달러로 일본의 4만5800달러보다 앞선다. 지난달 일본경제연구센터는 한국의 1인당 명목 GDP가 2027년이면 일본을 추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리 되면 대한민국 건국 79년 만에 지표상으로 완전한 극일(克日)을 하게 된다. 무엇이든 일본과 비교하기 좋아하는 국민의 승리가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이러한 전망에는 한국의 전도에 어떤 함정이나 회복할 수 없는 실족이 없을 것이라는 전제가 깔려있다.

대한민국의 앞길엔 난제가 수두룩하다. 특히 2022년은 갈림길의 해다. 언제고 중요하지 않은 해가 없었지만 올해는 특별하다. 20대 대통령 선거가 3월 9일 있고 그 석 달 후에는 지방선거를 한다. 민주제 체제에서 선거는 정치세력을 선택해 국민이 주권을 위임하고 그들로부터 통치를 받겠다고 선언하는 행위이다. 현대 사회에서 정치권력의 영역이 축소되고 민간의 영역이 확대되고 있다고는 하나 입법, 사법, 안보, 행정, 치안 서비스에서 정치권력, 즉 정권은 여전히 절대적 영향력을 갖는다. 특히 먹고사는 문제인 경제의 룰을 규정하는 정권의 역할과 기능은 한 나라의 부의 향방은 물론 국민 개개인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일본경제연구센터가 일본이 한국에 뒤처지는 원인을 정부 정책의 오판 때문이라고 분석한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

따라서 대한민국이 삶의 토대를 굳건히 하고 부강한 나라가 되기 위해서는 올바른 정권의 선택은 필수적이다. 지난 2년간 한국 경제가 세계 10위에 오른 것은 코로나19 팬데믹에 우리가 상대적으로 잘 대응한 결과이다. 하지만 작년 11월 이후 무너진 소위 'K방역'의 신화에서 보듯 팬데믹을 선방한 것은 문재인 정부의 행정 덕분이 아니었음이 명백히 드러났다.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희생과 앞선 의료체계 및 의료진의 헌신, 국민들의 적극적 참여와 협조에 의한 것이었음이 확인되고 있다. 정부는 백 조원이 넘는 재정을 투입했지만 여전히 피해계층의 회복은 요원하다. 코로나 여파는 비단 생업에만 국한된 게 아니었다. 가뜩이나 늘어난 유동성에 코로나 확대재정은 부동산 폭등과 물가 급등을 심화했다. 지원금을 퍼붓었지만 1000만 서민은 이중, 삼중고에 직면했다.

두 달여 남짓 지나 대선 후부터는 사실상 문 정권의 역할은 끝나고 새로운 정치세력이 정책을 실질적으로 주도하게 된다. 코로나 치유가 당장 시급하지만, 4차 산업혁명이 촉발하는 디지털경제의 가속, 폭등한 집값에 대비한 주거안정, 있는 자와 없는 자간 계층갈등을 어떻게 해소할 것인가, 지정학적 안보 위기 대응 등 중차대한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 국민은 시혜적 대상이고 국가는 그것을 제공한다는 이념 아래 국민을 편 가르기 한 문재인 정부의 국정 수행은 결코 답습되어서는 안 된다. 대한민국의 국기(國紀)는 국민 개개인이 독립적 존재로서 자유와 책임을 다하고 건전한 경쟁을 통해 향상을 추구한다는 것이다. 문 정부 임기 동안 훼철된 국기로 인해 국민들은 의존적이 되고 사실과 진실에 대한 판단에서 냉철한 모습을 잃은 면이 없지 않다. 이번 대통령 선거는 훼손된 국민의 건강한 정신을 회복하느냐 아니면 국기를 뒤엎는 변혁의 길로 계속 갈 것이냐를 결정하는 순간이다. 오로지 국민 선택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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