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축수산물 가격 8.7% 계란 41%↑ 외식 물가 2.8%… 갈비탕 10% 1위 유일하게 안오른 커피도 인상 전망 "최대한 감내하지만 원가 부담 높다"
지난해 우리나라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년 대비 2.5%를 기록했다. 2011년(4%) 이후 10년 만의 최고치다. 정부의 전망치(2.4%)보다도 0.1%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이 같은 물가 상승세는 새해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설 명절을 앞두고 농축수산물 물가는 물론 외식 물가도 치솟고 있어 서민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2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소비자물가 지수는 102.50(2020=100)으로 1년 전보다 2.5% 상승했다. 12월 소비자물가 지수만 떼놓고 보면 104.04(2020=100)로 1년 전보다 3.7% 올랐다. 3개월 연속 3%대 상승률이다. 4분기 기준 물가 상승률은 2011년 4분기(4.0%) 이후 가장 높은 3.5%로 조사됐다.
지난해 농축수산물 가격은 전년보다 8.7% 올랐다. 2011년(9.2%) 이후 상승 폭이 가장 컸다. 농산물(8.3%), 축산물(12.7%), 수산물(1.4%) 등이 모두 상승하면서다. 돼지고기(11.1%), 달걀(41.3%), 국산 쇠고기(8.9%), 쌀(9.4%), 사과(18.5%), 고춧가루(19.1%), 파(38.4%) 등 가격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생선, 해산물, 채소, 과일 등 기상조건이나 계절에 따라 가격 변동이 큰 50개 품목의 물가를 반영하는 신선식품지수는 전년보다 6.2% 올랐다.
재료비가 오르면서 외식물가 상승세도 가팔라졌다. 지난해 밀가루·식용유 가격 급등과 물류 대란의 영향에 식음료업계는 연이은 가격 인상에 나섰다. 치킨은 '1마리 2만원' 시대가 열렸고 '서민음식' 라면도 수 년만에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콜라, 사이다, 햄버거, 우유 등도 줄줄이 가격표를 새로 붙였다.
지난해 외식물가는 연간 2.8% 상승했다. 2018년(3.0%) 이후 최고 상승률이다. 12월 외식물가 상승률은 4.8%로, 2011년 9월(4.8%) 이후 10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갈비탕(10.0%), 생선회(8.9%), 막걸리(7.8%), 죽(7.7%), 소고기(7.5%), 김밥(6.6%), 치킨(6.0%), 피자(6.0%), 볶음밥(5.9%), 설렁탕(5.7%) 순으로 상승률이 높았다. 돼지갈비(5.6%), 짜장면(5.5%), 라면(5.5%), 삼겹살(5.3%), 냉면(5.3%), 햄버거(5.2%), 비빔밥(5.0%), 짬뽕(5.0%), 돈가스(4.9%) 등도 전체 외식물가 상승률을 웃돌았다.
새해에도 외식물가 인상 릴레이는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선계약 등을 통해 원재료 가격 인상 영향을 피한 업종들도 올해엔 부담을 견디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 특히 지난해 원두값과 원유값이 폭등한 커피업계는 가격 인상이 임박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12월 기준 전년 동월보다 가격이 오르지 않은 외식물가 품목은 전체 39개 중 커피 1개 뿐이었다.
한 커피 전문점 관계자는 "아직 가격 인상을 논의하지는 않았지만 원가 부담이 높아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최대한 감내하고 있지만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동안 주춤했던 국제 유가도 다시 오르고 있다. 30일(현지시각) 뉴욕상업거래소에서 2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0.43달러(0.56%) 상승한 배럴당 76.99달러에 장을 마쳤다. 7거래일 연속 상승한 것이다. 코로나19 새 변이 바이러스 오미크론 확산으로 국제 유가가 다시 80달러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급등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전기·가스 등 공공요금도 4월부터 줄줄이 인상된다. 국제 에너지 가격이 오르면서 전기·가스 연료비 조정이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전기요금은 4인 가구 기준 월 1950원, 가스요금은 월 4600원 오를 전망이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은 수요 측 원인도 있지만, 국제 유가와 곡물·원자재 가격 상승 등 대외 요인이 컸다"며 "이런 불안 요소가 어찌 되느냐에 따라 2022년 물가 추세도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외 불안 요인들이 지금 크게 완화되지 않고, 시차 반영까지 고려하면 당분간 상당히 높은 오름세를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