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 규제 완화 정책 확정 후 작년 10월 매매가 상승률 최고 12월 기준 서울 '2156건' 거래 아파트 567건보다 3.8배나 많아
서울 용산구 연립·다세대 밀집 지역. <연합뉴스>
작년 한 해 주택 시장에서는 빌라 거래가 아파트 매매를 1년 내내 추월하는 기현상이 나타났다.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규제에도 치솟은 아파트값과 아파트에 집중된 규제, 재개발 규제 완화 정책 등이 맞물리면서 빌라에 매수세가 붙고 가격도 많이 올랐다. 3월 대선을 앞두고 정책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올해도 이같은 현상이 지속될 지 주목된다.
2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작년 12월부터 이날까지 등록된 서울의 다세대·연립주택 매매(계약일 기준)는 2156건으로 아파트 매매(567건)의 약 3.8배에 달한다. 거래 등록 신고 기한(30일)을 고려하면 수치 자체는 변동될 수 있지만, 아파트보다 빌라 매매가 많은 추세가 바뀌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통상 아파트 매매량은 빌라보다 월간 2∼3배까지도 많았다. 빌라는 거래가 잘 이뤄지지 않아 환금성이 떨어지고 가격도 잘 오르지 않는다는 인식 때문에 시장 수요자들로부터 외면받았다. 그러나 작년에는 매월 빌라 매매량이 아파트 매매량을 추월하는 기현상이 벌어졌다.
월별 빌라 매매 건수는 1월 5880건, 2월 4495건, 3월 5157건, 4월 5722건, 5월 6016건, 6월 5478건, 7월 4850건, 8월 4526건, 9월 4205건, 10월 4138건, 11월 3415건, 12월 2156건이다. 작년 아파트 매매 건수는 1월 5795건, 2월 3876건, 3월 3794건, 4월 3670건, 5월 4895건, 6월 3943건, 7월 4702건, 8월 4217건, 9월 2706건, 10월 2194건, 11월 1354건, 12월 567건이다.
이같은 현상은 아파트보다 규제가 덜하고 가격도 상대적으로 저렴한 빌라라도 사자는 내 집 마련 수요가 강해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시가 9억원을 넘지 않는 빌라의 경우 아파트와 달리 무주택자가 매수하면 별도의 전세자금 대출도 받을 수 있어 대출 규제도 상대적으로 덜하다.
특히 오세훈 서울시장이 재개발 규제 완화 정책을 확정한 작년 10월에는 빌라 매매 가격 상승률이 작년 최고치(KB부동산 1.43%·한국부동산원 0.55%)에 이르렀다. 한국부동산원 통계 기준 작년 10월 서울 연립·다세대 주택은 전체 주택 가운데 매매 비중이 55.6%에 달했는데, 이는 2006년 월간 통계 집계가 시작된 이래 역대 최고치다.
KB통계 기준 지난해 서울 빌라 매매가 상승률은 8.42%로, 전년 상승률(8.18%)을 웃돌며 문재인 정부 출범 이래 연간 최고치를 경신했다.
올해도 작년처럼 '빌라 전성시대'가 이어질 지 관심이 쏠린다. 작년 말 민간 주도 개발 사업이 신속하게 추진될 수 있도록 서울시가 지원하는 신속통합기획 민간재개발 사업의 후보지 선정이 마무리되고, 서울에서 공공재개발 사업 후보지 2차 공모도 시작되면서 재개발 사업이 본격적으로 궤도에 올랐다.
이 때문에 서울시가 지난달 28일 민간재개발 후보지로 최종 선정한 21곳에서는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는 이날(1월 2일) 직전까지 규제를 피해 빌라를 사려는 막판 매수세가 몰렸다. 이날부터 서울시 민간재개발 후보지로 선정된 지역에서는 실거주 목적이 아닌 갭투자(세를 끼고 사는 투자) 매수가 막히기 때문이다.
서울시가 추진하는 민간재개발 최종 후보지 중 하나인 용산구 청파2구역 내 '청파궁전빌라트' 전용면적 81㎡(대지면적 32.81㎡)는 지난달 30일 7억1000만원에 매매 계약을 체결했다. 송파구 마천동 마천5구역 내 '그린스위트' 전용 27㎡(대지면적 17.12㎡)는 올해 1월 1일 7억2000만원에 팔렸다.
업계에서는 올해 2월 28일까지 진행되는 서울 공공재개발 사업 후보지 2차 공모도 빌라 매수세를 부추길 것으로 보고 있다.박상길기자 sweatsk@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