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사찰기관 전락 우려가 현실로
尹 "무릎꿇기보다 서서 죽겠다"
편향적인 활동에 해체론 대두도
전문가 "공수처 정치권한 남용"

30일 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장이 서울 여의도 국회 법사위 회의장 앞에서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연합뉴스.
30일 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장이 서울 여의도 국회 법사위 회의장 앞에서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연합뉴스.
국민의힘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통신조회' 사태를 비판하면서 총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문재인 정부 검찰개혁 때부터 '야권의 사찰기관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현실이 됐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수사기관의 '통신조회는 합법'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국민의힘은 특정 분야에 집중돼 사찰을 했다면 '합법을 가장한 정치적 사찰'에 불과하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야당 일각에서는 공수처가 대장동 의혹 수사 등 제대로 공직 비리 수사를 하지 못하면서, 정치적으로 편향된 그림자 역할만 할 것이라면 해체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은 30일 당 소속 국회의원 통신기록 조회 결과, 86명 국회의원의 기록을 수사기관이 들여다봤다고 밝혔다. 전날 70명에 비해 16명이 늘어난 숫자로, 서울중앙지방검찰청도 28명, 인천지방검찰청도 64명, 경기 남부경찰서도 46명, 국가정보원도 4명 자당 의원의 통신기록을 조회했다고 설명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 "무릎을 꿇고 살기보다는 차라리 서서 죽겠다"며 "야당 대선후보까지 사찰하는 '문재명' 집권세력에 맞서 정권 교체 투쟁에서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밝혔다. 전날에도 윤 후보는 "지금까지 드러난 것만으로도 공수처는 이미 수사 대상"이라며 "그토록 공수처를 만들어야 한다고 외쳤던 문재인 대통령, 민주당은 왜 아무런 말이 없느냐"고 말했다.

김종인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총괄선대위원장도 이날 "공수처가 1960~1970년대 중앙정보부 비슷한 형태의 민간인 사찰을 했다"며 "문 대통령은 이 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대통령의 입장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말했다.

야당의 공세는 이날 오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도 이어졌다. 국민의힘은 이날 법사위 회의장 앞에서 긴급 의원총회를 열었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대한민국이) 무시무시한 감시국가가 됐다는 사실이 객관적 자료로 드러났다"고 말했다.

하지만 청와대는 이같은 비판에 "잘 아시다시피 공수처는 독립기구이고, 청와대가 언급하기는 적절치 않다"고 즉답을 피했다.

법사위에 출석한 김진욱 공수처장은 "검찰과 경찰도 많이 (통신 조회를) 하는데, 왜 공수처만 가지고 사찰이라고 하냐"며 "공수처가 사찰기관이라고 한다면 가입자 정보를 통해 야당 의원들 동향을 파악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이어 "(통신조회로 확보한) 전화번호만으로는 누군지 알 수 없다"며 "조회 대상엔 공수처 검사·수사관도 있고 여당 의원들도 있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공수처가 정치적 권한을 남용한 것으로 볼 수 있어, 설명과 함께 책임 있는 조치가 뒤따라야 한다고 지적했다.

홍성걸 국민대학교 행정학과 교수는 "공수처는 수사 대상이 고위공직자로 범위가 명확히 정해져 있는데, 대상도 아닌 언론인, 시민사회단체 관계자, 학자들까지도 무차별적으로 했다는 것은 명백히 의도적인 것"이라며 "민주당도 과거 2016년 당직자 2명에 대한 통신자료 조회를 근거로 현 국민의힘을 상대로 '민간인 사찰'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전형적인 내로 남불"이라고 말했다.

임재섭·한기호기자 yj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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