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는 마약이나 약물에 취한 채 운전하다 사고를 낸 운전자는 최대 1억 5000만원의 사고부담금을 부담해야 한다.
금융감독원은 마약·음주 운전자 등 사고 유발자에 대한 책임을 강화하도록 자동차보험 표준 약관을 개선해 법 시행일에 맞춰 적용한다고 30일 밝혔다. 우선 마약이나 약물 운전에 대한 사고부담금을 전면 도입해 내년 1월 1일 자동차보험 계약부터 최대 1억5000만원을 부담하도록 했다.
금감원은 "마약·약물을 복용하고 사고를 낸 경우 자동차보험(대인·대물배상)에서 전액 보상해 불합리하다는 지적이 있었다"며 "음주운전 등과의 형평성을 고려하고, 경각심 고취를 위해 마약·약물운전 사고에 대해 사고부담금을 신설하게 됐다"고 밝혔다.
아울러 음주운전·무면허운전·뺑소니 사고에 대한 운전자 책임을 강화하기 위해 운전자 자기 부담금을 크게 높인다. 음주운전 사고를 낸 경우 내년 7월 말 자동차보험 계약부터 사고 부담금이 기존 최대 1500만원에서 1억7000만원으로 대폭 늘어난다.
지난해 10월 사고부담금을 올린 바 있지만, 음주 등 중대위반행위에 대한 가해자의 경제적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는 사회적 요구가 있어 이를 반영한 것이라고 금감원은 설명했다.
병역의무를 이행하는 군 복무자나 예정가자 군 면제자보다 비해 손해배상액이 더 적은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군복무자 상실수익액 보상도 현실화된다. 지금까지는 군인이나 군 복무 예정자가 차 사고로 사망하거나 후유장애를 얻을 경우, 병사급여를 기준으로 보험금을 산정했는데 내년부터는 군 면제자와 동일하게 일용근로자 급여를 기준으로 지급하도록 했다.
개정 약관이 적용되면 군 복무 중이거나 예정자 신분으로 사망·후유장애 시 받을 수 있는 보험금은 기존 915만원에서 내년부터 3260만원으로 3배 이상 늘어난다.
사망보험금 등 상실수익액(보험금)을 산정할 때 계산 방식도 피해자에게 보다 유리하게 바뀐다. 자동차보험의 경우 복리(라이프니츠식)를 적용했으나 앞으로는 법원이나 국가배상법에서 적용하는 단리방식(호프만식)을 적용해 사망·후유장해에 따른 지급 보험금도 늘어나게 된다. 예를 들어 11세 아동이 교통사고로 사망한 경우 현재 복리 방식으로는 상실수익액이 2억6000만원이지만 단리방식을 적용하면 4억2000만원으로 증가한다.
오토바이 등 이륜차 사고시 운전자가 손상된 바이크 전용 슈트 등 전용 의류의 구매 가격을 입증하면 보험사가 200만 원 한도 내에서 보상하도록 하는 기준도 마련했다. 그간 운전자 피해보상이 인정되는 보호장구에 대한 보상 여부나 금액을 두고 분쟁이 있었는데 이번 약관 개선을 통해 기준을 명확히했다.
개정된 표준 약관은 내년 1월 1일 책임이 개시되는 자동차보험 계약부터 해당된다. 음주·무면허·뺑소니 관련 사고부담금의 경우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 시행 시기에 맞춰 내년 7월 28일 책임이 개시되는 자동차보험 계약부터 적용될 방침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마약 및 음주운전 사고에 대한 경각심을 제고하는 한편 사고 보상에 따라 유발되는 보험료 인상요인을 제거해 선량한 보험가입자의 보험료 부담이 경감될 것"으로 기대했다.
이어 "상실수익액 개선, 이륜차 운전자 전용의류 보상 등을 통해 교통사고 피해자의 권익이 제고돼 자동차보험의 사적(私的) 안전망으로서의 기능도 확대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김수현기자 ksh@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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