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가 요시히데(菅義偉·사진) 전 일본 총리가 대외활동에 시동을 걸었습니다. 스가 전 총리는 지난 10월 자민당 총재 선거에 나서지 않기로 한 후 총리에서 물러나 그동안 눈에 띄는 활동이 없었습니다. 스가 전 총리의 활동 재개 무대는 의외로 스포츠입니다. 일본 무술인 '가라테(空手)'를 올림픽 종목에 다시 채택되도록 하기 위한 운동에 나선 것입니다.
가라테는 1년 연기돼 올해 열린 도쿄올림픽에서 개최 도시가 제안하는 추천종목으로 올림픽 무대에 첫선을 보였습니다. 일본은 금메달 8개가 걸린 가라테 세부 종목 전체에 출전해 금, 은, 동 1개씩을 획득했습니다. 그러나 가라테는 2024년 파리올림픽에선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승인하는 기초종목은 물론 추천종목에도 들지 못해 올림픽 무대에서 퇴장해야 했습니다.
스가 전 총리는 '도쿄 6대학'의 일원으로서 역사 깊은 호세이(法政)대를 다니면서 가라테부에 몸담았던 것으로 알려집니다. 그런 인연으로 자민당 내 조직인 '가라테도(空手道)추진의원연맹'의 회장을 맡고 있습니다. 이 연맹은 2028년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 무대에 가라테를 다시 올리기 위한 운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스가 전 총리는 지난 14일 개최된 연맹 모임에서 "TV와 인터넷으로 세계 약 40억 명이 (도쿄올림픽을) 봤다"면서 도쿄올림픽이 가라테를 세계에 알리는 무대가 됐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가라테가 확실히 해외에 보급되도록 하겠다는 말로 가라테의 올림픽 무대 부활 운동을 적극적으로 이끌겠다는 결의를 보였습니다.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지난 9일 열린 IOC 집행위원회에서 결정된 28개 LA 올림픽 기초종목에 가라테는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스가 전 총리는 추천 경기종목에 포함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향후 목표라고 신문은 분석했습니다. 일본에서는 지난 14일 연맹 모임에서 스가 전 총리를 앞세워 로스앤젤레스로 가자는 분위기가 고조됐지만 목표 달성은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습니다. 신문은 저출산 환경에서 국내 가라테 인구를 어떻게 늘릴 지와 태권도 등 라이벌 종목과의 경쟁에 어떻게 대응할지 등 극복해야 할 과제가 많다고 덧붙였습니다.
쉽지는 않겠지만, 만약 가라테가 다시 올림픽 추천종목에 포함된다면 자연히 스가 전 총리의 정치적 위상도 높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이규화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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