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드 코로나 정책이 성공하려면 우선 백신 접종자 수를 늘리고 증상이 있는 특히 중증 환자를 돌볼 수 있는 의료 시스템이 갖춰져야만 한다는 점을 수 차례 강조한 바 있다. 우선 백신 접종 완료된 비율이 80%가 넘으며 부스터샷 역시 30% 정도 된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그런데 코로나 전파를 차단하기 위해서 활동량이 많은 젊은 층의 협조가 절실함에도 불구하고 백신이 심각하게 부족하던 올 상반기에 30대 이하는 백신접종의 득이 없다고 홍보했다. 그 결과 청소년들의 백신에 대한 불안을 키우게 된 면이 있다. 게다가 백신이 지속되는 기간이 기대보다 짧다는 보고에도 불구하고 고령층이나 고위험군에서 부스터샷 없이 위드 코로나가 시작됐다. 특히 위드 코로나를 위해서는 증상이 있는 환자와 중증인 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병상 및 의료진의 확보가 필수 요건이다. 이런 대책 대신 막연히 확진자 수가 1만 명이어도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는 말만 반복된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아워월드인데이터 자료에 의하면 금년 2월 말(2/23 ~ 3/1)에는 인구 100만 명당 주간(週間) 사망자 수가 0.21명이었는데 12월 말(12/20 ~12/26)에는 10.21명으로 무려 48.6배나 증가했다. 이는 세계적으로도 매우 빠른 증가 속도이다. 같은 기간 인구 100만 명당 확진자 수가 61.09명에서 804.13명으로 13.16배 늘어난 것을 감안해도 사망자 수의 증가는 심각하다. 연초에 비해 코로나에 대한 지식도 늘었고 치료 방법도 개선된 점 등을 고려하면 지금의 사망자 수는 실로 참담한 수준이다. 다시 말해서 의료 시스템의 붕괴가 이미 시작된 것이다.
코로나 유행 초기에 입국 관리 실패, 백신 확보 실패 등의 악재에도 불구하고 코로나를 잘 방어할 수 있었던 힘은 마스크 착용과 사회적 거리두기에 적극 협조한 국민과 극도의 어려움 속에서도 인내해온 자영업자와 기업들 그리고 현장에서 분투한 의료진들의 노력에서 나온 것일 것이다.
그러나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없다면 시간이 가면서 코로나에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이 한계에 다다를 수 밖에 없다. 현재 코로나 환자를 돌 볼 병상과 의료 인력은 크게 부족하다. 게다가 의료 현장에서는 코로나가 아닌 다른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의 생명 역시 위험하다는 말이 나온 지도 오래 됐다. 기존의 중환자실을 갑자기 코로나로 전환하면서 기존의 중환자를 받을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해졌기 때문이다. 따라서 일반 환자의 진료에 차질이 없도록 하는 노력도 병행되어야 한다.
그런데 이 달 17일부터 코로나 환자의 중환자실 입원기간을 20일로 제한하는 지침이 내려졌다. 그렇지 않으면 일체의 진료비 지원이 중단된다. 중환자실의 대기 환자가 많은 상황에서 어느 병원, 어느 의료진도 특정환자를 오래 중환자실에 있게 하기를 원하지는 않는다. 그렇다고 일반 병실로 갈 수 없는 중환자의 치료를 포기할 수는 없는 것이다.
코로나가 유행한 지도 2년이 가까워지고 있다. 코로나와의 싸움을 이어나가려면 의료 현장에 필요한 충분한 지원이 이뤄져야만 가능하다. 그 동안 정부는 가건물을 지어서 설비를 갖춘 중환자실을 만들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나 병상 동원 행정명령만 6차례 발동했을 뿐이다. 필요한 병상을 만들면서 동시에 현장에서 강도 높은 업무에 시달리는 의료진들에게는 위험수당을 지급하는 등의 지원을 통해 인력확보를 했어야만 했다.
그리고 지금의 거리두기로는 환자수가 대폭 감소하기는 힘들다. 우선 자영업자들에게 기존의 보상과는 별도로 향 후 영업손실에 대한 전폭적인 보상과 함께 고강도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단기간 시행해서 확진자 수를 대폭 낮추고 시스템을 정비한 다음 거리두기 완화를 재검토해야 할 것이다.
정책을 세우고 집행하는 입장에서도 어려움은 있겠지만 반나절만이라도 의료현장을 직접 체험한 다음 대책을 세울 것을 간곡히 부탁한다. 지금은 오미크론 변이에 대한 백신이 공급되어 코로나 유행이 진정될 때까지 의료 시스템의 붕괴를 막는데 전력을 기울어야 하는 대단히 중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