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섭 ICT과학부장
최경섭 ICT과학부장
최경섭 ICT과학부장
"재벌 적폐를 청산해야 우리 경제를 살리고 국민 모두가 잘 사는 나라로 갈 수 있다." 촛불민심으로 출범한 문재인 정부는 대선 전부터 '재벌기업=적폐'라는 단어를 초지일관 정치적 신념처럼 달고 다녔다. 정부여당은 물론 반대파, 기존 기득권 정치세력과도 손을 잡고 '협치'할 수 있다고 문을 열어주었지만, 끝내 대기업들은 '적폐'라는 낙인에서 벗어나지 못한채 다음 정권을 맞게 됐다.

기업을 적폐로 규정한 문재인 정부의 기업관, 경제관은 소득주도성장 정책으로 연결되면서 한층 최악으로 치닫는다. 소득주도성장 정책은 소득 하위 계층의 소득 및 고용 증대를 통해 성장을 도모하기 위해 도입됐지만, 당초 정책 취지와는 달리 지난 4년 동안 고용과 성장 모두에서 실패한 정책이 되고 말았다.

특히 최저임금 인상, 주 52시간 근로제가 본격 시행되면서 경제 전반에 가져온 충격파는 최고조를 달리고 있다. 기업과 자영업자들은 불경기 여파에다 부풀려진 인건비 부담까지 겹치면서 고용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로 인해 저소득층의 일자리가 줄고 소득이 감소하는 악순환이 반복중이다.

결국 문재인 정부가 공을 들였던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이 정권에 등을 돌리는 상황까지 연출됐다. 정권 출범 이후 내내 기업을 적폐로 낙인 찍고, 반기업 정책들을 일방적으로 몰아붙인 결과물이다.

근 5년 동안 이처럼 길고 긴 터널을 버텨온 기업들이 다시 새 정부에 희망을 걸고 있다. 소득주도 성장 정책의 폐해가 여실히 입증된 만큼, 이를 전면 쇄신하고 코로나 시대 글로벌 경쟁에서 국내 기업들이 위기를 돌파할 수 있도록 '기업하기 좋은 나라'에 더 힘을 모아주기를 고대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 한창 무르익고 있는 대선판의 분위기를 보면, 기업의 이같은 기대는 그저 '희망고문'에 그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실제 올해 대선에서는 현 정부와 궤를 같이하는 여권 대선후보는 물론이고, 현 정부를 비판하고 쇄신해야 할 야권 후보조차 기업하기 좋은 나라에 별 관심이 없어 보인다.

앞에서는 분배보다는 성장에 역점을 두고,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가도, 바로 뒤 돌아서는 기업의 경영을 옥죄고 천문학적인 비용부담이 되는 반기업 정책들을 쏟아낸다.

당장, 노동이사제 도입을 둘러싼 후폭풍이 거세다. 노동이사제 입법을 추진중인 여당에 이어 최근에는 야당 대권주자까지 법안 처리에 동조하고 나서면서 비상이 걸렸다. 기업들은 먼저 공공기관에 우선 도입되는 노동이사제가 민간기업으로 빠르게 확산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노조가 최고의결기구인 이사회까지 진출할 경우, 매번 중요 결정 때마다 노사 대립으로 인한 의사결정 지연, 정보유출 등으로 심각한 경영상의 위협에 노출될 수 있다.

특히 글로벌 시장에서 해외 기업과 치열하게 경쟁하는 업종의 경우, 인수합병(M&A), 해외진출 때마다 매번 노사가 충돌하면서 국내기업이 생존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다는 경고까지 나오고 있다.

탄소중립 시대, 일선 기업들에 천문학적 규모의 탄소세를 부과하는 방안도 기업들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 특히 이재명 여당 대권 후보는 기업들에 탄소세를 부과해 이를 전 국민에 기본소득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제시한 바 있다.

코로나 사태로 피해가 큰 자영업자 및 소상공인을 위해 신용카드 수수료를 인하키로 한 것도 대표적인 포퓰리즘 공약으로 꼽히고 있다. 이로 인해 신용카드 업계는 연간 수천억원에 달하는 순익을 손실로 떠안아야 한다.

표심을 얻기 위한 선거용 목적으로, 그 부담을 특정 기업에 전가시키는 구태를 반복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가 영세 자영업자의 카드 수수료 부담을 덜겠다는 생각이 있다면 정책자금을 통해 수수료율을 낮춰주는 게 합당하다.

여야 유력 후보간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팽팽한 접전이 전개되고 있다. 표만 될 수 있다면, 또 우리쪽에 유리하다면, 서슴치않고 각종 선심성, 표퓰리즘 공약을 쏟아내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반기업 정책기조를 차기 정부가 그대로 답습하지 않을지, 기업들은 그저 불안불안할 뿐이다.

최경섭 ICT과학부장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