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감소없이 납부시기만 늦춰 "근본적인 해결책 아니다" 지적 다주택자 보유화 완화 검토안해
26일 서울 송파구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소득세 등 부동산 세제 상담이 가능하다는 안내문구가 붙어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1세대 1주택자의 부동산 보유세 부담을 낮추는 방안을 추진한다. 올해 한 차례 무산됐던 1주택 고령층에 대한 종합부동산세 납부유예(과세이연)가 도입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사후 납세 과정에서 불필요한 행정 비용이 발생하는데다, 세금 납부 시기만 미뤄질 뿐 실질적인 부담은 그대로여서 대선을 앞둔 '선거용 대책'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26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부동산 보유세(재산세+종부세) 부담 완화와 관련해 고령자에 대한 종부세 납부유예 조치와 장기거주 세액공제 도입 등 1주택자 세부담 완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고령자 납부유예는 60세 이상 1세대 1주택자이면서 전년도 종합소득이 3000만원 이하인 사람이 주택을 매각하거나 상속·증여할 때까지 종부세 납부를 유예해주는 방안이다. 마땅한 소득이 없는 은퇴자의 납세부담을 덜어주겠다는 취지에서 당정이 이미 합의를 이룬 사안이다. 다만 당시 1주택자 종부세 공제액을 공시가 9억원에서 11억원으로 상향하면서 해당 안을 폐기했다가 다시 추진하기로 한 것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1세대 1주택자의 보유세 부담 완화 방안 중 하나로 고령자 종부세 납부 유예 제도 도입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납부해야 하는 종부세 금액은 줄지 않고 납부 시기만 늦춰주는 것이라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또 과세이연제가 시행되더라도 종부세 납부를 유예받은 사람은 국세청에 납세담보를 제공하고, 매년 유예금액의 1.2%를 이자로 내야 하는 등 행정 절차도 복잡해진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이자 등) 가산세를 붙인다면 납세자의 부담을 줄여주겠다는 과세이연의 장점이 사라진다"며 "결국 어떻게 납세자에게 도움이 될 것인지는 없고, 내는 세금은 똑같다는 문제가 남는다"고 말했다.
정부는 우선 이번 보유세 완화 검토에서 1세대 1주택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다주택자나 초고가주택 보유자에 대해서는 고려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장기거주 세액공제 역시 1주택자가 보유한 주택에서 10년 이상 거주하는 경우 10%의 세액공제를 추가로 적용해주는 내용이다. 1세대 1주택자에 대해 내년 보유세를 올해 수준으로 동결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현행 제도는 재산세의 경우 직전 연도 세액의 105~130%, 재산세·종부세 합산 세액의 경우 직전 연도의 150%를 넘지 않도록 상한을 두고 있는데, 이 상한선을 120~130% 수준으로 낮추면 공시가격이 오르더라도 세 부담이 급격히 커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상한선을 100%로 제한해 보유세를 동결하는 방안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 경우엔 고가주택일수록 더 많은 세금 감면 혜택을 볼 수 있어 '부자감세'라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 정부 관계자는 "세 부담 완화 방안은 세법 개정에 따른 많은 행정절차와 여러 시뮬레이션을 거쳐 마련하게 될 것"이라며 "내년 3월 공동주택 공시가격 열람 전까지 다각적으로 검토한 후 구체적인 계획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