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개발연구원(KDI)은 내년 글로벌 경제 전망에 대해 코로나19 여건 변화로 인한 미·중 갈등 재점화와 금리 인상에 따른 부채 리스크 등을 주목해야 한다고 짚었다. 전 세계적으로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으로 접어들면서 경제정책 정상화를 꾀하고 있는 상황이나, 코로나19 새 변이 바이러스 오미크론 확산으로 인한 재봉쇄 가능성이 대두되는 등 불확실성이 커진 탓이다.

26일 KDI가 발간한 '나라경제 12월호 2022년 세계경제 전망'을 살펴보면 정유탁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2022년 글로벌 경제에서 가장 중요한 변화 중 하나는 바로 '위드 코로나'로 대표되는 방역체계의 전환"이라며 "방역체계 변화는 소비심리 개선 및 경제활동 확대 등으로 연결되면서 그동안 부진했던 대면 소비와 서비스업의 개선을 중심으로 경제성장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시장조사기관인 유로모니터는 올해 4분기에 사회적 거리두기가 종료될 경우 내년 글로벌 성장률은 예상보다 1.8%포인트 더 상승할 것으로 추정했다.



특히 정 연구위원은 위드 코로나가 시행되면서 경제정책이 정상화할 경우 재정·통화·금융 등 코로나19에 맞춰 시행했던 재정확대 및 통화완화 정책이 내년부터는 축소될 것으로 내다봤다. 정 연구위원은 "이미 주요 신흥국들의 금리인상이 시작된 가운데 연준 역시 지난 11월부터 테이퍼링(양적완화 정책의 규모를 점진적으로 축소해나가는 전략)을 개시했다"면서 "코로나19 이후 금융시장이 저금리에 익숙해진 상황에서 부채 리스크 및 정책 여력 제한 등으로 신흥국에 취약성이 증대되고 있고, 신흥국을 중심으로 한 금융시장의 변동성 위험과 경제적 파급효과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코로나19 충격에서 점차 벗어나면 그간 수면 아래에 가라앉아 있던 지정학적 리스크가 부상할 가능성도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미국과 중국 간의 갈등이 다소 완화됐으나 최근 들어 양국의 코로나19 대응과 경제성장이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갈등 국면이 재차 부각되고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 집권 이후 양국 갈등이 관세를 넘어 인권·기술·환경 등으로 전선이 확대되고 있고, 두 국가를 중심으로 여타 국가들이 집결하는 '진영화' 양상도 나타나고 있다.

무엇보다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급증한 가계·기업·정부 부채에 따른 리스크가 가장 큰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국내총생산(GDP) 대비 글로벌 부채는 2019년 4분기 245%에서 2021년 1분기에 280%로 35%포인트 급증했고, 이 중 정부부채는 17%포인트, 가계부채는 6%포인트, 기업부채는 12%포인트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국의 통화정책이 정상화하고 글로벌 금리가 상승하면 부채 누증에 따른 위험이 증대될 수 있다. 물가 상승도 큰 불안요인으로 꼽힌다. 부품·소재, 선박, 물류 등 다방면에서 복합적으로 공급망 혼란이 발생하고 있고, 원자재 수급 불안 등 구조적 요인과 임금·주거비 상승 등 기조적 요인도 맞물려 있다. 정 연구위원은 "2022년 글로벌경제는 '위드 코로나'와 '포스트 코로나'의 교차점이 될 것"이라며 "코로나19 충격을 극복하고 새로운 경제 환경으로 나아가는 '시발점'이 될지, 코로나19 충격 여파로 글로벌경제가 또 다른 정체 국면에 진입하는 '교착점'이 될지 주목된다"고 말했다.김미경기자 the13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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