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선대위 느리고 융통성 없어, 총괄상황본부 중심 모든 결정"…호가호위 단속도

"지금까지 尹후보 활동 보면 국민 감흥 느낄 메시지·일정 잘 안 보여"
"후보와 가까우니 내 나름대로 뭘 하겠단 분들 많다…기능 외 행동 주의하라"
공수처發 무더기 통신사찰 논란엔 "공포처로 변질, 무차별 통신조회 방지제도 만들어야"
김종인 국민의힘 총괄선거대위원장은 23일 중앙선대위 개편 의지를 드러내면서 "종합상황실(총괄상황본부)이 중심이 돼서 전체 의견을 제대로 수렴해 후보와 직접적으로 협의해 모든 게 결정될 수 있도록 하라"고 말했다.

김 총괄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선대위 제5차 회의에서 "지금까지 후보 활동을 보면 전혀 국민들이 감흥 느끼는 메시지나 일정이 잘 보이지 않는 것 같다. (선대위가) 굉장히 느리고 융통성이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자신의 직속 조직인 총괄상황본부 중심으로 선대위를 운영해가겠다는 구상을 재확인한 것이다.

그는 "어떤 사람은 '나는 후보와 가까우니 내 나름대로 뭘 해야겠다'고 생각하는 분이 많은 것 같다"며 "선대위에서 각 기능을 담당하는 분들은 자기 기능을 최대한 발휘하는 데 노력하되 그걸 초과해 다른 어떤 기능을 한다면 그 자체가 문제가 된다는 걸 인식하고 주의해달라"고 말했다. 윤 후보의 측근을 자처하는 일부 인사들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김 총괄위원장은 거듭 "맡은 임무 외에 자기 기능을 발휘하려고 하다 보니 그런 불협화음이 생기지 않는가 생각한다"며 "불협화음이 노출되면 국민들이 불안해하고 설사 대통령에 당선되더라도 저 당이 제대로 기능할지 우려하는 분들도 계신다"고 지적했다.

다만 그는 선대위 전면 개편론에 관해선 "차제에(이참에) 선대위를 근본적으로 개편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는 분들도 계시지만 지금 시점에서 그와 같은 혼란을 또 일으키려고 생각하질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김 총괄위원장은 "후보나 선대위가 실수하면 절대로 선거에서 이길 수 없다고 말씀드린 적이 있다"며 "후보가 실수하지 않기 위해 보좌하는 분들이 세심하게 주의를 경주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김 총괄위원장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민간인, 언론인, 야당 국회의원을 대상으로 무더기 통신자료 조회를 해 사찰 논란이 확대되는 상황에 관해 "공수처가 마치 '공포처'처럼 변질하고 있다. 무차별적 통신 조회를 방지할 제도를 새로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