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문재인 정부가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1년 유예를 놓고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이 후보는 부동산 시장 안정화와 다주택자 보유 주택을 매물로 유도하려면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반면 청와대와 정부 측은 '절대 불가'를 외치고 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진행된 제35차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에서 이 후보가 제안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와 관련해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사안은 시장안정, 정책일관, 형평문제 등을 감안해 세제 변경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홍 부총리는 지난 2일에도 "다주택자 양도세 완화는 논의된 바 없고, 추진계획도 없음을 '명확하게'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이호승 청와대 정책실장도 이날 모 라디오방송에서 "지금으로선 선택하기 어렵다"며 "최우선 과제는 부동산 시장 하향 안정화로, 정책 일관성이 매우 중요한 시점이라는 점을 여당과 후보도 충분히 이해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부동산 시장은 분명한 변곡점을 맞았고, 조금만 더 기다리면 시장 하향안정이 분명히 나타날 것"이라며 "그 이후의 선택은 다음 정부가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김부겸 국무총리도 지난 21일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에 강한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청와대와 정부가 강경하게 나오자, 이 후보는 "당장은 아니더라도"라며 한 발 물러섰지만 기본적인 (유예) 입장을 바꿀 생각은 없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이날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서 "다주택자에 대해 양도세를 중과하는 진짜 이유는 '다주택 보유분을 시장에 팔아라, 매물로 내놓으라'고 하기 위한 것"이라며 "그런데 지금은 종합부동세가 부과된 상황에서 다주택자들이 양도세 압박을 느껴 매물을 내놓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금으로 세금을 내기 부담돼 팔고 싶은데 이미 양도세 중과가 시행돼서 탈출이 불가능하다"며 "그래서 (다주택자에게) 기회를 주고 내년 말부터 철저하게 중과하자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다주택자들의 주택보유분이 부동산 매물로 나올 수 있도록 경직된 제도를 일부만 약간 완화하자는 것이다. 그는 "종부세나 양도세 등으로 (국민들에게) 고통을 줄 필요가 없지 않다는 융통성을 발휘한 것"이라며 "기본적인 제도 취지에 대한 입장을 바꿀 생각은 없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이 후보 의중을 따르고 있지만, 청와대와 정부의 반대를 고려해 내년 3월 대선 전에 밀어붙이는 것에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윤호중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양도세 중과 유예 문제는 지도부와 후보 간 충분히 협의해 부동산 세제와 관련한 워킹그룹에서 논의할 것"이라며 "다양한 의견을 가진 분들로 워킹그룹을 만들어 당론을 만드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가 22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