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사 "전방사단이 민간인에 군복(전투원 표식) 입혀 필요 이상 위험 처하게 해…통제지역 이탈 허용도" 보도자료로 진상조사에 후속 조치까지 예고…尹측 "국방부 DMZ 출입허가, 군복은 부대 안내로 착용"
지난 12월20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강원도 철원군 육군 3사단 백골부대 전방관측소(OP)를 찾아 전방지역을 살펴본 뒤 OP를 나서고 있다.<국회사진기자단·연합뉴스>
6·25 전쟁 정전협정의 관리주체로서 비무장지대(DMZ)를 관할하는 유엔군 사령부가 이틀 전(20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육군 3사단(백골부대) OP(Observation post·관측소) 방문 과정에 대해 '정전협정 위반 행위가 있었다'는 입장과 진상조사 방침을 22일 밝혔다.
윤 후보를 비롯한 민간인들에게 전쟁 중 전투원 표식에 해당하는 군복을 입은 채 DMZ 내 OP에 출입하도록 해 '민간인을 필요 이상의 과도한 위험에 처하게 했다'는 게 사령부의 주된 지적이다. 윤 후보는 OP 주변 철책선으로 내려가 경계작전을 점검하기도 했었다. 윤 후보 측은 국방부의 출입허가가 있었고, 군복도 부대의 안내를 받아 착용했다는 입장이다.
유엔사는 이날자 보도자료에서 "12월20일 백골 관측소(241 OP)에서 전방사단이 비무장지대 내에서 금지된 민간인 활동을 허용한 사실에 대해 인지하고 있다"며 "전방사단이 법적 지시를 준수하지 않고 민간인들에게 (전투원 표식에 해당하는) 군복을 입혀 필요 이상의 위험에 처하게 했을 뿐만 아니라 유엔사의 승인을 받지 않은 추가 인원들이 비무장지대를 출입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사령부는 또 "민간인들에 대한 위협을 최소화할 목적으로 특별히 지정해 통제하고 있는 지역을 벗어나는 것도 허용하는 사건이 발생했다"면서 "유엔군 사령관은 해당 위반 사건의 근본 원인을 파악하고 한국 정전협정 규정의 준수를 저해하는 행위와 민간인을 필요 이상의 과도한 위험에 처하게 하는 행위의 재발 방지를 위해 조사에 착수했다"고 전했다. 이어 "조사가 완료되면 정전협정 및 대한민국 정부와 체결한 기존 합의에 따라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유엔사 보도자료에 관해 이양수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수석대변인은 이날 "문의가 많아 알려드린다"며 "윤 후보의 백골부대 OP 방문은 국방부의 출입허가를 득해 진행했으며, 군복 착용도 해당 부대의 안내를 받아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규정 위반이 있었더라도 윤 후보 측의 자의적인 행동으로 촉발된 건 아니라는 취지로 풀이된다.
한편 앞서 윤 후보는 지난 20일 강원도 철원군에 있는 3사단 OP를 방문했다. 당시 윤 후보는 3사단이 제공한 위장 무늬의 기능성 방한복과 방탄 헬멧, 민정경찰 완장을 착용했다. 그는 현장에서 "어려운 여건 하에서 국가에 충성하고 나라를 지키기 위해 애쓰시는 군 장병 여러분께 정치권에서는 노고에 합당한 처우를 해드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당시 윤 후보는 백골부대란 이명을 주목, "살아서도 백골 죽어서도 백골이란 이름이 정말 적들에게 두려움을 느끼게 하는 이 백골부대가 정말 우리나라의 경제, 국민들의 행복에 튼튼한 지지대란 걸 오늘 다시 한번 실감했다"며 "공산 침략으로부터 자유대한민국을 최일선에서 지키고 있는 부대로서 6·25 이후에도 북의 수많은 도발을 완벽하게 저지한 완전 작전의 신화부대"라고 추어 올렸다.
아울러 6·25 전쟁 당시 치열한 전투를 벌였던 현장이자 영화 '고지전'의 배경이 된 전방 일대를 망원경으로 살펴보며 "저쪽 북측은 자기네들 GP(Guard Post·감시 초소) 철수시켰느냐"고 질문하기도 했다. 지난 2018년 문재인 대통령 방북 당시 북한 정권과 체결한 9·19 군사합의 이후 남북 동수(同數) GP 철거 이행 논란, 북측의 상호주의·합의 위배 논란을 시사한 발언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