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22일 문재인 대통령이 올해 한미정상회담,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등에 참석해 한미동맹을 강화하고 글로벌 선도국가로서 위상을 공고화했다고 자평했다. 하지만 싸늘하게 식어버린 대북관계, 대일관계 등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외교성과만 유독 강조했다는 비판이 뒤따른다.
청와대는 이날 출입기자들에게 배포한 '2021년도 정상외교 주요 결과' 보도자료에서 "문 대통령이 대면 정상외교를 사실상 정상화함으로써 한미동맹 강화, 글로벌 선도국가로서의 위상 공고화, 외교 다변화를 통한 신성장 동력 확보 등의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청와대는 또한 지난 5월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과 관련 "역대 최상의 성과를 거둔 최고의 순방이었다는 평가가 한미 양측에서 공유되는 가운데 후속조치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G7 정상회의에 초청받고 G20, COP26 정상회의 참석을 통해 글로벌 현안 해결 논의에 주도적으로 참여했다고 했다.
하지만 청와대는 같은 자료에서 "아울러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진전 동력을 마련했다"며 "북한과의 대화와 외교의 필요성을 확인하고, 2018년 판문점 선언과 싱가포르 공동성명 등 기존 남북·북미 합의에 기반한 협상의 연속성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청와대는 "남북대화, 관여 및 협력에 대한 미국 측의 분명한 지지를 확보했다"며 "이러한 한미 간 긴밀한 공조는 북한과의 대화 재개를 모색하고 9월 유엔총회에서 문 대통령이 종전선언 추진을 다시 제안할 수 있는 기반이 되었다"고 말했다. 남북 연락사무소 폭파 이후 북한과의 관계가 교착상태에 빠져 회복될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데도 '남북 대화 필요성 확인'을 성과로 언급한 것이다.
나아가 노골적으로 '패싱 상태'에 가까운 한일관계와 관련해서도 청와대는 "문 대통령은 올해 대면 외교 외에도 8회의 정상통화(미국, 중국, 일본 등)를 가짐으로써, 우리의 다양한 외교 아젠다 실현 및 글로벌 기여 확대를 위해 노력했다"고 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취임 후 역대 가장 늦은 전화통화를 하는 등 한일관계가 최악으로 평가받는데도 정상 통화를 성과로 언급한 것이다. 일본의 경우 지난달 취임한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이 미국, 중국 등 주요국 카운터파트에 취임 전화통화를 했지만, 정의용 외교부 장관에게는 통화를 하지 않을 정도로 한국과의 관계에 냉기류가 흐르고 있다. 한일 외교장관은 이달 영국에서 열린 G7 외교개발장관회의에서 만났지만, 이 자리에서도 실질적 논의 없이 과거사 문제 등 양측의 입장 차만 재확인하는 데 그쳤다.
한편 청와대는 외교 성과를 언급하면서 외교 다변화에 대해서도 "문 대통령은 올해 한반도 주변국 중심의 기존 우리 외교 지평을 유럽, 중앙아, 중남미, 아프리카 및 대양주로 크게 확대했다"며 "이들 국가와의 관계를 한층 강화함은 물론 미래 경쟁력 제고를 위한 신협력 분야를 적극 발굴하고 공급망의 안정적 관리를 위해 노력했다"고 했다.임재섭기자 yjs@dt.co.kr
21일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영상국무회의에서 국기에 경례를 마친 뒤 자리에 앉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