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보 원장 송년 기자간담회 "예대금리차 확대 소비자 부담 국민실생활 초점 합리적 결정" 금융시장 개입 여부 관심집중
21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금융감독원 송년 기자간담회'에서 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제공>
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이 대출금리 산정과 실손보험료 인상이 합리적으로 결정돼야 한다고 밝혀 향후 시장 개입 여부가 주목된다.
정 원장은 21일 온라인 진행된 송년 기자간담회에서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억제 정책과 관련해 "당국 입장에서 합리적으로 결정돼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예대금리차"라며 "대출금리가 좀 더 많이 올라가고 예금금리가 좀 덜 올라가서 예대금리차가 확대되는 것은 소비자의 추가적인 부담이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예대금리차가 합리적으로 결정돼야 하고, 합리성을 넘어 과도하게 벌어질 경우 필요한 시정 조치를 해 나가겠다는 것이 금감원의 기본입장"이라고 밝혔다.
최근 대출 금리 상승에 대해서는 "시장 금리는 가장 효율적으로 만들어지는 가격"이라며 "금리 수준 자체에 정부가 직접 개입하는 것은 바람직하지도 않고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가계대출 총량관리는 거시경제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시장 리스크를 관리를 위해 불가피한 조치"라며 "내년 차주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강화 등 시장 변화를 감안할 때 가계부채 증가율 5% 중반 수준에서 무리 없이 관리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실손보험료에 대해서는 합리적으로 결정되도로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정 원장은 실손보험 요율 결정 과정에서 비합리적이라고 판단될 경우 당국의 개입 여지를 묻는 질문에 대해 "보험업법에 보험료율 결정은 합리적으로 해야 한다고 돼 있다. 합리성에 대한 판단은 정책당국과 감독당국이 시장상황을 보며 보험회사와 협의하면서 조율해야 하는 사안"이라고 답했다.
그는 "특히 실손보험이나 자동차보험처럼 국민 실생활과 긴밀하게 연계된 보험의 요율 결정은 감독당국이 보험업법에 따른 합리적 결정에 대해 들여다봐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실손보험은 가입자가 3900만명으로 국민 대부분이 가입한 만큼 인상폭이 과도하지 않도록 개입하겠다는 뜻이다. 보험회사들이 실손보험의 누적 적자를 들면서 내년 보험료를 20% 인상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는 가운데, 당국과 협의 과정에서 인상률이 낮아질 가능성도 점쳐진다.
금융감독 방식 개편과 관련해서는 "논의가 상당히 진행 중"이라면서 "리스크를 사전에 통제하는 지도적 감독의 역할을 강화하자는 취지의 제도 개선"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종합검사가 없어진다고 감독 기능이 약화되는 것은 아니다"며 "사전적 감독이 추가되면 오히려 강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가능한 한 빠른 시간 내에 결론 지으려고 한다"며 "구체적인 내용은 금융위와 협의를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종합검사' 명칭 변경 등 제도 손질을 통해 선제적 감독 역할을 강화한다는 방침도 밝혔다. 정 원장은 "검사 제도가 약화한다는 지적이 있으나 오히려 반대로 생각한다"며 "현재의 사후적 감독에 추가해 리스크를 사전에 탐지하고 지도적 감독 역할을 강화하는 취지의 제도 개선이 논의되고 있으며 오히려 감독 기능이 확대·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친시장 행보로 금감원 칼날이 무뎌질 거란 우려에는 "동의하기 어렵다"고 했다. 그는 "법령 테두리 위주의 사후적 감독을 벗어나서 사전적 지도를 강화하자는 것"이라며 "사후적 감독만 가지고 완벽한 금융감독을 할 수 없다는 취지"라고 반박했다. 이어 "소비자 보호와 관련해서도 예방적 조치가 선행돼야 소비자보호에 완벽을 기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금리인상기를 맞아 금융회사의 건전성을 우려하는 시각에 대해서는 "국제결제은행(BIS) 비율이나 부실채권비율 등이 건전한 수준에서 관리되고 있어 큰 문제는 없어 보인다"고 답했다. 다만 "금리가 좀 더 빠른 속도로 오른다면 부실화 우려도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스트레스 테스트 등을 통해 금융사 건전성을 위한 사전 감독을 업권별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금융지주의 배당과 관련해서는 "기본적으로 금융사가 자율적으로 결정할 문제라고 생각한다"면서도 "경기 대응 완충 자본의 추가적 적립 등이 전제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탈리아헬스케어 펀드 등 사모펀드 불완전 판매 제재 대상에서 함영주 전 하나은행장이 포함되지 않은 데 대해서는 법률적 판단에 따른 것이라는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정 원장은 "펀드 판매 당시 행장이었던 함 부회장은 같은 기간 벌어진 주요국 금리연계 DLF(파생결합펀드) 사태 관련해선 내부통제기준 마련 위반 책임으로 문책 경고를 받았다"며 "사후경합적 법리를 적용해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에 대해서도 추가 문책경고하지 않은 사례가 있었던 만큼 함 부회장도 같은 법리에 따라 제재 대상에서 제외된 것"이라고 말했다.
또 "불완전판매 문제와 관련해서는 최대 지휘 책임을 물어 두 단계까지 제재를 적용하게 되는데, 함 부회장의 경우 실무자의 문제이다 보니 두 단계 지휘 책임을 물어도 부행장·본부장 수준까지밖에 올라가지 못한다"며 "행장의 지휘책임을 묻는 것은 현행 법규상으로 어려움이 있다는 법리 검토에 따라 이뤄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김수현기자 ksh@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