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왜곡' 논란에 빠진 드라마 '설강화'의 유탄을 피하기 위한 유통업계의 '손절 러시'가 이어지고 있다. 제작지원사이자 주연 배우인 정해인을 모델로 쓰고 있는 푸라닭치킨이 제작 지원 중단을 공식적으로 밝힌 데 이어 단순 물품지원, 방영시간대 광고 노출 기업들까지 공식 입장을 내며 발을 빼는 모습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JTBC 드라마 '설강화'의 방영 시간에 광고가 편성됐던 요기요, 하이트진로, 대상웰라이프 등은 전날 해당 시간대의 광고 편성을 취소해 달라고 JTBC에 요청했다. 2화가 방영된 지 하루 만이다. 방영 전부터 역사왜곡 논란에 휩싸였던 드라마가 방영을 시작하면서 소비자들이 광고가 노출된 기업들에 입장을 물었기 때문이다.

주요 제작지원사 중 하나인 푸라닭치킨도 같은 날 제작지원 철회와 광고활동 중단을 요청했다고 밝히며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게재했다. 푸라닭치킨은 설강화의 주연인 배우 정해인이 모델로 활동하는 브랜드다.

푸라닭치킨 측은 "해당 광고는 자사 광고모델의 작품 활동을 응원하는 차원에서 진행됐다"면서도 "당사의 제작지원 광고 진행이 많은 고객분들께 큰 실망감을 안겨 드릴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하지 못했다"고 사과했다.

아직 JTBC 측에 광고 철회를 요청하지 않은 일부 기업들도 광고 철회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설강화의 지원 명단에 포함된 한 기업 관계자는 "시대고증을 위해 방송국에 제품이나 소품을 제공한 것뿐"이라며 "드라마의 내용도 알지 못했고 제작 지원을 한 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밖에 드라마 내에서 브랜드가 노출되거나 제품을 지원한 서울우유와 이랜드 등도 이후 회차부터는 노출을 하지 않도록 요구했다고 밝혔다. 설강화의 방영 중단을 요구하는 국민청원도 올라왔다. 지난 19일 올라온 이 청원은 현재 참여인원이 31만명을 돌파했다.

업계에서는 최근 소비자들의 불매운동이 단순히 해당 기업 제품을 구매하지 않는 것을 독려하는 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SNS 등을 통해 TV 프로 제작 지원, 광고 모델의 다른 광고 제품 등의 내용을 공유하며 전방위적인 압박을 가하는 쪽으로 진화하면서 파급력이 더 커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전과는 불매운동의 범위와 깊이가 비교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만큼 논란이 생긴 이후 기업의 피드백도 빨라질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SNS를 통해 '나쁜 기업' 이미지가 생기면 퍼지는 것은 순식간이지만 회복하는 데는 수 년이 걸릴 수 있다"며 "문제가 있다고 판단될 경우 빠르게 입장을 정하고 반영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아름기자 armijjang@dt.co.kr

설강화의 제작지원을 철회한 푸라닭치킨의 사과문(왼쪽)과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설강화 방영 중단 청원(오른쪽). <푸라닭 홈페이지, 국민청원게시판 캡처>
설강화의 제작지원을 철회한 푸라닭치킨의 사과문(왼쪽)과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설강화 방영 중단 청원(오른쪽). <푸라닭 홈페이지, 국민청원게시판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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