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선대위에서 20일 이준석 대표(상임선대위원장)와 조수진 최고위원(선대위 공보단장)이 충돌했다고 한다. 비공개회의였으나 밖에서도 다 들릴 정도로 고성이 오갔고 이 대표가 탁자를 내리치며 자리를 떠나는 상황이 연출됐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선대위는 출범부터 잡음이 많았다.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서로 견제와 음해가 잇따랐다. 선대위 출범식 직전에는 이 대표가 갑작스레 대표직 업무를 거부하고 잠행하는 일도 일어났다. 가까스로 출범은 했으나 갈등이 해소되기보다는 잠복된 상태였다. 국민의힘 선대위는 다선 의원들의 기득권파, 윤석열 후보 측의 신당권파, 이 대표를 지지하는 신진 세력간 얽히고설킨 오월동주 상황이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대표와 조 의원의 충돌은 이런 복잡한 세력구도에서 예고된 사고였다고 볼 수 있다.

요즘 국민의힘을 보면 과연 대선을 앞둔 정당인가 싶게 긴장감 없이 느긋하다 못해 한가롭다. 정권을 찾아오겠다는 결기가 도대체 보이지 않는다. 각자가 대선 승리보다는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강화하는 데에만 골몰하는 듯하다. 선거 승리를 위한 정책개발과 캠페인전략 구상에 전념해도 모자랄 판에 쉽게 조율할 수 있는 지엽말단적 일로 시간을 허비하고 갈등을 빚고 있다. 이날 다툼도 그렇다. 이 대표가 윤 후보 부인 김건희 씨의 가짜 경력 의혹에 대해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과 자신이 대응을 잘못하고 있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 공보단이 대응을 좀 잘 하라고 한데에 조 의원이 "나는 후보 말만 듣는다"고 받아치면서 벌어졌다. 나중에 조 의원이 "모두 제 책임"이라고 잘못을 인정했지만, 조 의원의 행위는 위계를 벗어난 것이다. 이 대표와 조 의원간 충돌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10월 곽상도 전 의원 제명 논의를 놓고서도 충돌했다. 언제 또다시 불거질지 불안하다.

이날 공방은 이 대표와 조 의원을 포함한 소위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간 서로에 대한 잠재된 불만이 표출된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윤 후보가 '윤핵관'은 실체가 없다고 하는데도 이 대표는 계속 윤핵관을 언급한다. 자칫 저의를 의심받을 수 있다. 당력을 총결집해도 부족할 판에 국힘은 갈수록 가관이다. 그러니 한때 10%포인트 이상 이재명 후보를 앞섰던 윤 후보 지지율이 대폭 좁혀졌거나 역전된 것이다. 분란은 이렇듯 후보에게 직격탄이 된다. 조직의 생명은 위계질서다. 국힘은 우선 위계부터 바로잡아야 한다. 이 난맥을 바로잡지 않으면 대선 패배는 물론 당 존립마저 위태로워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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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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