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거래세에 이어 재산세 등 보유세 부담 완화까지 들고나오며 문재인 정부와의 부동산 정책 차별화를 확고히 하고 있다.
이 후보는 19일 윤봉길 의사 순국 89주기 추모식 참석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부동산 가격이 예상외로 많이 폭등해 국민들의 부담이 매우 급격히 늘고 있다"며 주택 공시가격 조정을 시사했다. 주택 공시가격은 직접 연동된 재산세뿐만 아니라 건강보험료 등 68가지 민생제도에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만큼 가계 부담이 급증해서는 안 된다는 게 이 후보의 의견이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한시 유예를 추진 중인 이 후보는 전날 페이스북에 "집값 폭등으로 인한 부담을 온전히 국민에게 전가하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라면서 "어려움에 처한 민생 경제를 고려해 공시가격 관련 제도를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의 이 같은 움직임은 문재인 정부의 공시가 현실화 기조에 제동을 걸고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당정은 부동산 공시가격을 시장 가격에 맞춰 조정하되 재산세 등 실제 과세는 올해 공시가격을 기준으로 부과하는 방안과 재산세 동결에 맞춰 공시가격 현실화율 목표를 1년 정도 유예하는 방안 등을 검토 중이다.
주택 공시 가격은 매년 12월(단독주택)과 3월(아파트) 두 차례 발표되는데 재산세 등이 예년보다 크게 증가할 경우 민심이 악화할 수 있다. 이 후보는 주택 공시가격 제도 개선에 대해 "정책이라는 게 국민 삶을 개선하고 어려움을 더는 것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충분히 반영할 만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날 오후 민주당 서울시의원단과의 비대면 간담회에서도 "민주당의 보다 큰 실질적 변화가 필요하다. 한시적 양도세 완화문제 등 집값 문제에 대한 정책적 변화를 보여줘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고 박영선 디지털대전환위원장이 페이스북을 통해 밝혔다.
이 후보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한시 유예'에 이어 보유세 부담 완화까지 들고나온 것에 대해 민주당 내에서는 시각이 엇갈린다. 일부 수도권 지역구 의원 등 부담 완화 기조에 동조하는 기류도 있지만,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다. 정책의 일관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일부 주택 가격이 내려가기도 하는데 세금 정책에 그런 것을 잘 반영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후보가 다주택자 양도세 완화를 언급한 이후 부동산 시장에서 '매물 잠김' 움직임이 나타나는 등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점도 신중론의 근거로 제시된다.박상길기자 sweatsk@dt.co.kr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부인 김혜경 씨가 지난 19일 서울 여의도순복음교회에 도착, 예배를 드리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