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에너지가격과 원자재가 상승으로 공공요금 인상 압력이 커지고 있다. 정부는 20일 '2022년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면서 내년도 전기 및 도시가스 요금 등 공공요금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예정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하지만 기획재정부는 물가 파급력을 감안해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국내외 전 방위적인 인플레이션 상황에서 공공요금만 예외일 순 없을 것이다. 통계청의 11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대비 3.7% 상승하며 9년 11개월만에 가장 높았다.

그러나 공공요금 인상이 설령 불가피하더라도 최소한에 그쳐야 한다. 우선 다른 서비스 요금과 상품가격의 연쇄적 인상 도미노가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버스와 지하철, 철도요금까지 인상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전기, 가스, 대중교통 요금의 인상은 특히 서민과 취약계층에 더 큰 타격이다. 폭등한 집값, 전셋값에 대출금리마저 오른 마당에 서민경제는 가중 충격을 입게 된다. 그러잖아도 서민들은 다락같이 오른 생활물가로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전기요금과 가스요금은 정부의 정책적 억제로 수입가격과 제때 연동되지 못해 적자가 생기는 구조임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경영효율과 경상비용 절감으로 최대한 에너지가격 상승분을 상쇄하려는 노력을 해야 하는 것이 먼저다. 그래야 소비자인 국민들도 가격 인상에 수긍한다.

하지만 우리나라 공기업들은 그런 노력에 소홀했다. 공기업에는 으레 '방만 경영'이란 불명예 수식어가 붙어왔다. 특히 문재인 정부 들어 더 심하다. 기재부 자료에 따르면 36개 공기업의 당기순이익은 2016년 9조원 흑자에서 2020년 6000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같은 기간 부채는 363조원에서 34조9000억원 증가해 397조9000억원이 됐다. 적자전환과 부채급증은 가격 동결 탓도 있지만, 방만·부실 경영과 도덕적 해이도 크게 작용한다. 2020년 기준 공기업 평균보수는 8155만원에 달했다. 구조조정을 해도 부족할 판에 인원을 크게 늘렸다. 2016년 36개 공기업의 정원은 12만6972명에서 2020년 15만80명(구자근 국민의힘 의원 집계)으로 4년간 18.2% 늘었다. 그에 따른 인건비 지출액은 9조3000억원에서 11조3500억원으로 22.1% 급증했다. 적자임에도 특별상여를 지급하는 경우가 허다했다. 공공요금 인상 전에 이러한 공기업의 부실경영을 먼저 손봐야 할 것이다. 그러지 않으면 부실 책임을 소비자에 전가한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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