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분기 요금안 오늘 발표
산업부 "에너지값 올라 불가피"
기재부 "파급효과 커 동결해야"
"한전 손실은 국민 몫" 고육지책

정부가 오는 20일 내년 1분기 전기요금을 결정할 예정이다. 연합뉴스
정부가 오는 20일 내년 1분기 전기요금을 결정할 예정이다. 연합뉴스
내년 1분기 전기요금 발표를 앞두고 정부부처 내부에선 치솟는 소비자물가 안정화를 위해 공공요금을 동결해야 한다는 기획재정부와 연료비 상승분을 요금에 반영해야 한다는 산업통상자원부의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당장 요금을 동결해 물가를 잡더라도 결국 공기업의 부채로 이어져 국민 부담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9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한국전력은 20일 내년 1분기(1~3월)에 적용되는 전기요금 연료비 조정단가를 발표할 예정이다.

한전 입장에서는 국제유가 등 에너지가격이 급등해 연료비 인상 요인이 충분한 상황이다.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액화천연가스(LNG) 발전단가는 7만6856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161.5% 급증했다. 한전이 전기를 사들이는 도매가격인 계통한계가격(SMP) 역시 지난달 1kWh당 127.06원으로, 전년 대비 155.1%나 치솟았다.

국제 에너지가격은 올 들어 계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지만, 전기요금은 사실상 올해 내내 동결됐다. 정부는 지난 1분기 전기요금에 반영되는 연료비를 kWh당 3원 낮췄다가 2~3분기에 동결, 4분기에 다시 3원을 올려 지난해와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전력 생산 원가를 요금에 반영하지 못하면서 한전은 내부적으로 올해 영업손실 규모를 4조3845억원 이상으로 추산하고 있다.

물가를 관리해야 하는 기재부는 공공요금이 물가 인상에 미치는 파급효과를 고려해 내년 1분기까지 동결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전년 대비 3.7% 올라 올 들어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최근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월 이후 6개월 연속 2%대를 기록하다가 10월 3.2%로 오른 뒤 11월에는 오름폭을 더욱 키웠다. 물가 상승률이 두 달 연속 3%대를 기록한 것은 2012년 1월(3.3%)과 2월(3.0%) 이후 처음이다.

전기·수도·가스 등 공공요금이 물가 상승률에 기여하는 비중은 0.04%로 미미한 수준이지만, 공공요금이 오르면 공산품 단가나 서비스 산업 전반 물가를 끌어 올릴 수 있다는 점이 우려 요소다. 내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섣부르게 공공요금을 올릴 수 없을 것이란 정무적 판단도 변수다.

하지만 한전의 영업손실은 고스란히 국민 부담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요금 동결은 '고육지책'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가 최대주주인 공기업 특성상 적자가 쌓여 부실규모가 확대되면 결국 세금으로 메워야 하기 때문이다.

김종갑 전 한전 사장은 지난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공요금, 수수료 통제로 물가를 잡겠다는 개발연대식 정부개입을 그만둘 때"라며 "정부는 요금인상을 통제하며 (국민) 부담을 줄여준다고 생색을 내지만, 나중에 차입 원리금까지 포함해 더 많이 부담하게 된다는 점을 명백히 밝혀야 한다"고 밝혔다.

요금 동결은 정부의 에너지 전환 정책 기조와도 엇갈린다. 정부는 2050년 탄소중립을 위해 에너지 소비구조를 개선하는 사업을 실시하고 있는데, 전문가들은 탄소중립과 에너지 절약을 위해서는 선진국 대비 저렴한 전기요금을 높이는 게 우선이라고 보고 있다. 이명주 명지대 교수는 "아무리 전기를 사용해도 전기요금이 휴대폰 전화요금보다 싸니까 전기에 대한 의존도가 계속 높아진다"며 "전기요금 현실화로 아낄 수 있는 상황이 돼야 한다"라고 말했다.은진기자 jineu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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