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문재인 정부와의 대립각을 더 날카롭게 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대표적 부동산 정책인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를 유예해야 한다고 주장한 데 이어 공시지가 현실화에 제동을 걸었다. 또 대통령 직속으로 기획예산처(가칭)를 신설해 직접 예산 편성과 집행을 진두지휘하겠다고 기획재정부를 압박하기도 했다.

이 후보는 19일 매헌 윤봉길 의사 순국 89주기 추모식에 참석한 이후 취재진과 만나 "부동산 가격이 예상 외로 많이 폭등했기 때문에 국민들의 부담이 매우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다"면서 "좀 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전날인 18일에도 페이스북에 "공시가격 관련 제도를 전면 재검토 하겠다"고 공시지가 현실화 재검토를 공식화했다. 이 후보는 "부동산 공시가격 상승은 재산세, 건강보험료 부담 증가, 복지 수급 탈락 등 국민부담으로 이어진다"면서 "우선 재산세나 건강보험료는 올해 수준으로 유지하도록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공시지가 재검토를) 정부에 협조를 요청하고 있는 상태"라며 "충분히 반영할 만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민주당도 이 후보의 요구에 발을 맞추고 있다. 민주당은 오는 20일 당정협의를 열고 공시지가 현실화 속도 조절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부동산 공시지가를 시장 가격에 맞춰 조정하더라도 재산세 등 과세는 올해 공시지가를 기준으로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부동산 가격폭등과 공시지가 상승이 겹치면서 부동산 세금 부담이 급격히 늘어나고, 정부와 당에 대한 불만이 커져 대선에 악영향을 줄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정부는 오는 23일 공동주택 공시지가를 발표할 예정이다.

그러나 이 후보가 다주택자 양도세 완화와 공시지가 현실화 속도 조절까지 주장하면서 청와대, 정부, 당 간의 파열음이 커지고 있다. 청와대와 정부 측은 부동산 보유세 부담을 늘려 부동산 안정화를 꾀하겠다는 문재인 정부와 기조와 엇나가는 이 후보의 정책을 수용하기 어렵다고 맞서고 있다. 이호승 청와대 정책실장은 지난 16일 MBC라디오에서 이 후보의 정책에 우회적으로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정책 일관성'이 무너지면 부동산 시장 안정화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다. 박수현 국민소통수석 비서관도 신중론을 폈다.

이 후보의 '마이웨이'는 이뿐 아니다. 이 후보 측은 기획재정부에서 예산 기능을 분리해 대통령 직속으로 기획예산처를 신설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과 지역화폐 지원 확대, 소상공인 손실보상 확대 등 주요 정책마다 기재부가 재정건전성을 명분 삼아 막아서자 기획예산처 카드를 꺼낸 것이다. 국민의힘은 예산을 대통령 마음대로 주무르려고 하는 독단적 생각이라고 비판했다. 김성범 국민의힘 선대위 상근부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집권여당의 대선 후보가 현 정부 내의 이견에 대해 토론하고 설득할 생각은 안하고 아예 예산 기능을 떼서 대통령 직속으로 두겠다는 발상을 한다는 것은 민주주의의 기본 소양마저 의심케 하는 일"이라고 말했다.김미경기자 the13ook@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 페이스북 갈무리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 페이스북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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