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기 맞추려면 생산 중단 못해 100인미만 72% "재택한적 없다" 삼성전자·현대차·롯데그룹 등 대기업은 방역강화 선제 대응
정부가 코로나19 특별방역 대책으로 매출이 감소한 소상공인 320만명에게 100만원 상당의 방역지원금을 지급하기로 발표한 가운데 17일 오후 서울의 한 문 닫은 음식점에 오미크론 확산으로 인한 휴업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지난 18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됐지만,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온도차는 여전히 크다. 대기업들은 이미 선제 대응해 사업에 차질이 없도록 다양한 조치를 취한 반면, 이미 허리띠를 조여맬 만큼 매버린 중소기업들은 방역 사각지대로 방치되면서 공장을 돌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19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과 LG 등 주요 대기업들은 지난 18일부터 시작된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조치에 맞춰, 재택근무 등 강화된 근무지침을 시행중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 6일 사적모임 최대 인원을 수도권 10명 등으로 줄이는 조치가 나오자 즉각 해외출장 자제, 회식 금지, 사내 피트니스 등 실내·외 체육시설 운영 중지 등의 조치를 취했고, 재택근무는 현재 30% 비율 선에서 각 팀이 자율적으로 운영 중이다.
아울러 매년 사장단 인사 이후 열리는 글로벌 전략회의도 개최 여부를 검토 중인 가운데, 온라인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는 작년에도 이 같은 방식으로 회의를 진행했다.
현대차그룹 역시 마찬가지로 재택근무 비율을 50%로 상향하고 울산공장 등 주요 생산라인에는 외부인 출입 금지 조치를 내렸다. LG그룹은 재택근무 비율을 기존 30%에서 이달 초 40%로 올린 데 이어 18일부터는 50%로 추가 상향했다.
이 밖에도 롯데그룹은 이미 강화한 40% 이상 재택근무 비율을 유지하고 대면회의와 출장 자제령을 내렸다. 신세계그룹은 '위드코로나' 전환 이후에도 50% 재택근무율을 유지하는 등 이미 강화된 방역조치를 시행하고 있어 추가 조치는 아직 검토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다.
대기업들이 이처럼 선제적으로 방역을 강화할 수 있었던 것은 이미 지난해 코로나19에 따른 생산라인 가동 중단 등의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올해 들어 글로벌 주요 생산라인의 셧다운은 거의 발생하지 않았다.
그 결과 삼성전자의 경우 올 3분기 매출 67조원이라는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거뒀고, 영업이익도 '반도체 슈퍼호황'이었던 2018년 4분기 이후 7분기 만에 10조원 선을 돌파했다. LG전자 역시 꾸준한 거리두기 수요 증가세 등에 힘입어 사상 첫 연매출 70조원을 목전에 두고 있다.
그러나 중소기업들은 여전히 코로나19의 직격탄을 피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대다수 제조 중소기업들에 재택근무 등의 방역대책은 '그림의 떡'이다. 자동차부품을 만드는 A사의 경우 직원수가 120여명에 달하는 중견기업이지만 재택근무를 하는 직원들은 거의 없다. 인력도 부족한 상황에서 납품이라도 맞추려면 공장 기계를 멈출 수는 없는 노릇이기 때문이다.
이 회사 해외영업부에서 일하고 있는 이병훈씨(가명·34세)는 "다른 회사에서는 방역조치 강화로 재택근무를 한다고 들었지만 우리 회사에서는 같은 건물에 확진자가 나와도 정상적으로 현장 근무를 한다"면서 "'재택근무를 고려한다'는 얘기조차 들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한국노동연구원이 이달 초 진행한 '비대면 시대, 일하는 방식의 변화와 과제' 세미나 자료에 따르면, 300인 이하 기업의 재택근무 시행률은 여전히 30%대에 불과했다. 300인 이상 기업도 절반은 재택근무제를 시행한 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100인 미만 기업의 72.5%가 재택근무를 실시한 적이 없다고 응답했을 정도다. 유환익 전경련 기업정책실장은 "우리 기업들이 어려운 여건을 돌파할 수 있도록 적극적이고 선제적인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