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서 획득 결과물 환전불법
'무한돌파 삼국지' 등급취소 등
세계적인 트렌드와 역행 비판
국내서 막히자 해외로 눈돌려

무한돌파삼국지 리버스. 공식 홈페이지 캡처
무한돌파삼국지 리버스. 공식 홈페이지 캡처
국내 게임사들이 또다시 '규제의 덫'에 걸렸다.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고 있는 P2E(Play to Earn·플레이 투 언) 게임이 국내에서는 사행성을 이유로 출시가 미뤄지면서 '제2의 게임 셧다운제' 논란으로 비화할 조짐이다. 정부 당국의 막무가내식 규제 조치가 국내 게임사들의 경쟁력 약화는 물론 자칫 '시장의 음지화'까지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19일 게임 업계에 따르면 나트리스가 개발·서비스 중인 RPG(역할수행게임) '무한돌파삼국지 리버스(무돌 삼국지)'의 등급분류 취소를 계기로 국내 게임 시장에 이른바 돈 버는 게임인 P2E 규제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앞서 게임물관리위원회는 지난 10일 무돌 삼국지의 등급분류 결정 취소 통보를 내렸다. 나트리스는 게임위의 등급분류 결정 취소 사유에 대해 소명 자료를 준비 중이지만, 국내법은 P2E 게임이 사행성을 조장한다고 보고 있어 받아들여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현행 게임산업진흥법 제32조 1항 7조는 게임을 통해 획득한 유·무형의 결과물은 환전할 수 없다고 명시하고 있다.

P2E 게임은 최근 전 세계적인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메타버스 게임 플랫폼 '더샌드박스'와 블록체인 게임 '엑시인피니티'가 대표적이다.

P2E 게임이 부상하며 국내 업체들도 앞다퉈 진출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 국내 게임사 중 P2E 게임에 진출한 대표적인 곳은 위메이드다. 위메이드의 '미르4' 글로벌 버전은 세계 동시접속자수가 130만명을 돌파하는 등 확실한 성공모델로 자리 잡았다. 위메이드를 시작으로 국내 주요 게임사들의 P2E 게임 사업 진출이 본격화하고 있다. 국내 메이저 게임사인 엔씨소프트와 넷마블은 물론 카카오게임즈, 크래프톤, 컴투스 등 국내 주요 업체들이 P2E 게임 사업을 공식화하거나 진출 가능성을 내비쳤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원천적으로 서비스가 불가능해지면서 대다수가 해외 출시로 눈을 돌리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P2E 게임 생태계가 확산하면서 국내에서도 초기 너무 높은 진입장벽을 철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게임 업계 관계자는 "무돌 삼국지는 현행법의 틈새를 이용한 경우라고 볼 수 있다"면서도 "현행법이 국내 게이머들의 정서를 너무 도외시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국내에서도 P2E 게임 열기가 뜨거운 만큼 무작정 규제만 하기 보다 이해 당사자 간 협의를 통해 절충점을 찾아야 한다는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실제 무돌 삼국지는 출시 직후 구글 플레이스토어 인기 게임 1위와 애플 앱스토어 인기 게임 2위에 각각 오르며 인기를 입증한 바 있다. 또한 무돌 삼국지와 비슷하게 현행법의 허점을 노린 사례가 다수 등장할 가능성도 여전히 존재한다. 따라서 P2E 게임을 규제의 틀 안으로 가져와 합리적인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김정태 동양대 게임학부 교수는 "사행성 조장 위험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P2E 게임을 무작정 중단하기 시작하면 음지의 시장이 만들어질 수 있고, 그렇게 되면 더 큰 어려움이 생길 것"이라면서 "일정 기간 서비스를 해보고 사행성 이슈가 크다고 판단되면 등급분류를 다시 매기거나, 서비스를 중단하는 수순을 밟는 게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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